홍콩버스는 2층이다
Posted 2014. 11. 6.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Viva Hongkong홍콩 여행에서 제일 인상적이었던 건 화려한 야경이나 쇼핑 천국다운 다양한 샵들보다 뜻밖에도 시내를 온통 2층버스들이 질주하는 풍경이었다. 타이베이처럼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갈 때만 2층버스가 다니는 게 아니라, 어느 동네나 기본이 2층버스라는 게 신기하고 흥미로웠다. 2층에서 바라보는 시내 풍경은 눈높이가 달라져서인지 시원시원했다.
버스 외관 디자인도 기업 광고를 중심으로 영화나 행사 광고 등으로 화려하고 다양해 거리에 서서 지나가는 버스 광고판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여행 컨셉을 잡을 수 있을 정도였다. 중국에 반환되기까지 오랫동안 영국 식민지로 있으면서 영국의 영향을 받아 우리와는 반대로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고, 왼쪽으로 타는 시스템도 재밌다.
시내 중심가만 아니라 둘째날 아침에 트레킹을 하기 위해 지하철 끝 부분까지 간 다음 외곽 지역으로 연결되는 버스를 타야 했는데, 여기도 죄다 2층버스였다. 2층버스가 다녀야 해서 고가도로도 우리네보다 훨씬 높아 보였다. 버스만 키가 큰 게 아니라, 사실 홍콩은 고층, 아니 초고층 아파트들로 시선을 끌었는데, 3, 4십층은 기본이고, 5, 6십층이 넘는 아파트들도 즐비했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버스엔 1층 운전석 뒤에 캐리어 놓는 칸이 있는데, 2층에 타면 다른 사람이 내 짐을 들고가진 않을까 염려할까봐 2층 전면에 정류장 안내와 함께 짐칸을 모니터로 비춰주는 세련된 서비스를 갖추고 있었다.
2층버스와 함께 홍콩의 지상 대중교통 수단 중 하나는 전차 격인 트램이다. 머리 위에 깔린 전선과 연결해 도로에 놓인 철로를 따라 버스보다 천천히 달리는 트램도 2층이었다. 트램 역시 움직이는 광고판이었는데, 컬러와 디자인이 깜찍한 것들이 많아 한참 바라보게 만들었다. 노란색 스마일 트램은 너무 귀엽고 앙증맞아 넋놓고 바라봐야 했다. 러시아워 때나 인기 구간은 1-2층 좌석이 차서 서 있는 승객도 많았고, 우리도 서서 탔다.
다른 색도 눈에 띄지만, 역시 블랙톤은 중후하면서도 분위기가 있는데, 만화 캐릭터와 함께 그린 블랙 트램은 가까이 다가올 때 약간 서늘한 힘이 느껴지기도 했다. 시내를 달리는 트램 가운데는 인기 구간인지 두 량을 길게 연결한 것도 있었다. 2층버스건 2층트램이건 제일 인기 있는 좌석은 전면이 확 터져 전망이 좋은 맨앞 좌석들인데, 쟁탈전이 치열했다. 아래층 운전기사가 어찌나 앞차에 가까이 붙이던지 아찔하게 느껴지는 순간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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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그대로 2층 버스네요. 우리나라 2층 버스는 실제로는 1.5층이더라구요. 홍콩은 땅에 발을 딛지 않고 돌아다닐 수 있는 세계 유일의 도시라더군요. 홍콩 인구중 300만명 정도 14층 높이 이상에서 거주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2층버스의 디자인도 상당히 괜찮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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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층 모두 좌석이 있으니까 제대로 된 2층버스였는데, 현대차는 아직 못 만들고 제작 노하우가 많은
영국산이 대부분인 것 같았어요. 차가 높으니까 디자인이 시원시원해 볼만한 게 많았습니다.
홍콩의 아파트만 사진 찍어도 재밌는 작품이 나올 만큼 초고층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데,
아찔해 보이는 높이에서 어찌들 살아가는 겐지 언제 기회가 되면 초고층 가정집을 가 보고 싶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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