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분식집 점심
Posted 2016. 7. 2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백만년 만에 분식점에서 점심을 먹었다. 머리 바로 위를 강타하는듯한 눈부신 폭염 속에 혼자 냉면이나 먹을까 했는데, 어쩌다 보니 지나치고 한 블록을 돌아와서 테이블이 달랑 세 개인 집엘 들어갔다. 딱히 뭘 먹고 싶은 생각이 안 들어 그냥 사무실에 들어갈까 했는데, 점심시간인데도 손님이 없어 나라도 팔아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다.^^ 주고객층인 초중고생들은 급식 먹을 시간이고, 직장인들이 선뜻 들어가기엔 애매한 분식점이었다.
떡볶이도 팔고 볶음밥도 파는 롤라란 분식점 체인이었는데, 여러 메뉴 가운데 감자 고로케(3,500원)가 있길래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 메뉴판 맨 처음에 나와 있는 1번 메뉴 강황김밥(2,500원)과 하나씩 시켰다. 김밥은 주문을 받고 새로 마는지 조금 시간이 걸렸다. 카레 가루 비슷한 강황을 넣고 밥을 해 밥색이 노랬는데, 이것저것 많이 넣어서 김밥 단면이 그럴듯 했다. 맛있다기보다는 건강한 음식을 대하는 기분이었다.
고로케는 튀기는 데 시간이 좀 걸린다길래 천천히 달라고 했는데, 김밥을 거의 먹을 때쯤 두 개가 케이준 소스와 함께 나왔다. 속은 촉촉하고 튀김옷을 잘 입혔는데, 맛있다기보다는 깨끗한 메뉴였다.^^ 테이블 한쪽에 브로셔가 있길래 펼쳐보니 슬로건 자체가 마침 깨끗한, 건강한, 든든한이다. 건강해 보이는 김밥과 깨끗해 보이는 고로케를 함께 먹었으니 약간 든든한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러고보니 정말 오랜만에 분식집 구경을 한 것 같다. 떡볶이 생각날 때 아딸 가서 포장해 온 것 말고는 분식집 갈 일이 없었으니 그럴만도 했다. 냉면집, 칼국수집, 막국수집은 같은 분식이어도 웬지 분식집이라 부르기 뭐하고, 웬만한 마트의 푸드코트도 요즘은 분식집 분위기보다는 세미 전문음식점 분위기가 강하지, 이렇게 쪼만한 동네 분식집 분위기는 아니다. 라면이나 쫄면, 떡볶이 생각날 때 동네 학교 근처나 시장 근처에 적당한 집이 있는지 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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