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
Posted 2016. 10. 1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며칠 동안 몸이 안 좋았다. 언제부터인지 바닥에 책상 다리로 한 시간 이상 앉아 있다 일어나면 허리가 뻐근한 느낌이 들곤 했는데, 지난주 금요일 밤 가정교회 소그룹이 모여 세 시간 넘게 상에 둘러앉아 먹고 이야기하다 보니 그 다음날 허리에 약간의 이상이 느껴졌다. 전에도 종종 그랬으니 별 일 아니겠거니, 조금 지나면 괜찮아지겠거니 싶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이럴 땐 정공법으로 산에나 가서 풀어야겠다 싶어 오랜만에 토요일 오후 검단산에 올라갔다 왔는데, 산행이란 게 줄곧 서서 걷는 거라 오르내리고 다니는 데는 별다른 이상을 못 느꼈다. 괜찮아진 건가 했는데, 주일 아침예배에 차에 앉는 일부터 버겁고 자연스럽지 못했고, 예배당에 앉으려는 순간 허리에 찌릿 강하게 전기가 오르는 것 같았다.
이럴 땐 만사 제쳐놓고 쉬어야 하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오후에 화곡동에 있는 교회에서 강의가 있어 부랴부랴 달려갔는데, 서서 하는 거라 어떻게 잘 넘길 수 있었다. 집에 와서부터 옷 갈아 입는 거며 앉고 일어서는 게 아주 부자연스러웠고, 뻐근하고 삐끗한 통증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월요일 아침엔 누웠다 일어나는 것도 힘들어졌는데, 다리가 허리를 받쳐주지 못해(허리가 그렇게 무거운지 처음 알았다) 문이며 벽을 360도 뺑 돌아가며 짚고서야 겨우 설 수 있고, 한참을 견디며 서 있어야 걸을 수 있어 불가불 사무실엔 며칠 쉬어야겠다고 전하고 주로 누워 지내는 환자 모드에 접어들었다. 오후에 집앞 한의원에 엉거주춤한 자세로 가서 침을 맞고, 저주파 치료와 부황을 떴는데, 아주 조금 차도가 있는 듯 했다.
다음날도 한의원에 다녀왔고, 조금씩 호전되는 느낌을 받았다. 수요일 아침엔 격주로 하는 진로와소명 회의가 있어 온누리교회에 다녀와야 했는데, 두어 시간 앉아 있다 일어서려니 그 또한 고역이었지만, 어떻게 마치고 돌아왔다. 집에만 계속 있는 것도 갑갑해 메가박스 오픈 행사로 할인 예매해 둔 티켓 두 장으로 아내와 <밀정>을 봤다. 일어서는 게 살짝 걱정됐지만, 슬로우 비디오 모션으로 일어서는 신공을 발휘하며 속으로 낄낄거렸다.
목요일에야 출근헸는데, 대체로 동작이 늦어지긴 해도 견딜만하게 회복된 듯 싶은데, 아직 일어설 때 부자연스러워 당분간 바닥에 앉는 식당은 못 가고, 한의원 치료도 한두 번 더 받고, 정형외과에서 허리 사진도 한 장 찍어봐야 할 것 같다. 별일 아니면 좋겠는데, 그래도 연식이 있다 보니 슬슬 고장과 수리 모드로 접어드는 건 아닌지 은근히 걱정되기도 한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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