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영화 <3 Billboards>
Posted 2018. 3. 1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영화, 전시회 풍경
토요일 오후 아내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을 받은 화제작 <Three Billboards>를 봤다. 원래 타이틀은 뒤에 미주리주 외곽의 무슨 도시 이름이 나오는데, 거기까지 길게 안 부르고 그냥 세 개의 광고판으로 불러도 될 만한 영화였다. 두 부문의 상을 받았지만, 다른 출연자들의 연기도 흠 잡을 데 없이 좋았고, 스토리도 시종 흥미진진했다. ★★★★☆
부창부수라고 조엘 코엔 감독의 아내인 프란시스 맥도먼드는 죽은 딸의 복수에 인생을 건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는데, 여우주연상으로 손색 없고 이견이 없을 만큼 카리스마가 장난 아니었다. 이쯤 되면 쎈 언니들은 모두 그녀 뒤에 줄 서야 할 것 같다.^^ 나는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남우조연상을 광고판에 거명되는 경찰서장으로 나오는 대머리 우디 해럴슨이 받은 줄로 착각할 만큼 그의 연기도 좋았다. 진짜로 받은 망나니 경찰 역의 샘 로크웰과 막상막하였다.
잘 만들어진 영화지만, 이런 영화를 보고 나면 생각이 복잡해진다. 단순한 킬링 타임용 영화가 아니라 생각할 꺼리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이렇게라도 해야만 하는, 딸을 잃은 엉망진창의 가족에 둘러싸인 엄마, 나를 빼곤 죄다 잘만 돌아가는 것 같은 세상에서 소외된 시민과 약자로 시종일관 분노 대마왕이 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와 기타등등 세계관이랄까 상식에서 공감하기 어려운 대목이 적지 않은 영화지만, 이런 게 영화 아니면 또 뭐겠나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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