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cago Sunset Cruise
Posted 2011. 7. 20.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Colorful Chicago당신이 만일 하루만 시카고를 구경할 수 있다면 무엇을 하며 보낼 수 있을까? 100층이 넘는 존 행콕이나 윌리스 센터(구 시어즈 타워) 전망대에 올라가 시카고를 한눈에 내려볼 수도 있고, 유명한 시카고 미술관이나 현대미술관(MOCA)의 그림 속에서 예술의 향기를 만끽할 수도 있고, 혹은 브로셔에 의지해 다운타운을 발길 닿는대로 걸어다니면서 이 매력적인 도시의 공기를 마시며 사람 구경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 같으면, 시카고 강과 미시간 호를 가로지르는 배에 앉아 다양하면서도 압도적인 건축미를 감상하는 건축물 투어(Architecture Tour)를 빼놓지 않을 것이다. 25-30달러 정도가 들긴 하지만(미술관도 10-20달러, 초고층건물 전망대 입장료도 대개 그쯤 한다), 한 시간 반 동안 시카고의 멋진 스카이라인을 구경하면서 이 도시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기에는 이만한 선택도 없을 것이다.
그 동안 몇 번 오후에 배를 타고 아키텍처 투어를 하긴 했지만(작년 이맘때 포스팅에도 있을 것이다), 저녁 나절의 썬셋 투어(Sunset Cruise)는 이번에 처음 해 봤다. 해인과 폴모가 시카고의 유명 관광포인트 5개를 골라 볼 수 있는 City Pass를 끊는 바람에 지하철역에서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 저녁을 먹고 드디어 해 지는 시간에 배를 탈 수 있었다. 다들 기대 만빵이었고, 기대했던 것만큼 감동을 먹었다.
시카고 강변 양안의 즐비한 70-80층 빌딩 숲을 30여 분 넘게 가로지르면서 특색 있는 건물을 설명하던 유람선이 강변 유람을 마치고 바다 같은 미시간 호로 나가기 전에 잠시 호흡을 고르려는 듯 멈춰섰다.
뭔가 일어났듯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강 이쪽에서 저쪽을 대고 물대포를 쏘아 올렸다. 강가에 서서 그냥 바라봐도 괜찮았을 이 이벤트를 유람선에 앉아 시카고의 명물들을 배경으로 바라보니 더 근사했다.
일몰 시간에 맞춰 7시 반에 출발한 투어는 썸머타임으로 9시 가까이 되도록 컴컴한 어둠이 찾아오지 않아 온전한 썬셋 투어는 아니었지만, 배가 미시간 호 저 편으로 나가면서 시카고의 스카이라인도 하나 둘씩 불을 밝히기 시작했다. 30분이나 한 시간만 뒤였어도 더 멋진 시카고의 야경을 볼 수 있었겠지만, 아쉬움을 느낄 새도 없이 배는 유유히 호수를 항진하면서 낮과는 또 다른 풍경을 선사해 주었다.
시카고에서 휘튼으로 가기 전에 함께했던 사흘간의 여행을 랩업(wrap-up)하면서 해인과 폴모는 약속이나 한듯이 이 순간을 최고의 순간으로 꼽았다. 점수에 인색한 나도 최고는 아니어도 잊을 수 없는 풍경으로 기억할 것이다.
작년에도 코스타 끝나는 날 황병구, 김혁수(박유진)와 이 투어를 함께했는데, 6시쯤인데도 한낮 같은 풍경을 선사했다. 시카고의 스카이라인은 줌인을 해도, 줌아웃을 해도 멋져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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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 거군요.
서울도 외국인의 눈에 이렇게 비칠 수 있으려나 싶네요.-
잘 알려진대로 시카고는 140년 전에 도시 전체를 삼키는 큰 화재가 있었는데,
그 화마 위에 재건한 건물들이 오늘의 스카이라인을 이루었다고 하죠.
시카고도 도시의 어두운 단면들을 간직하고 있겠지만, 그래도 도시 미학에서
저만치 앞서가고 배울만한 게 많은 도시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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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29일에 시카고 여행가는데 넘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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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 애비뉴 존 행콕 조금 못 가서 여행안내소가 있어요.
거기서 이런저런 브로셔와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얼마 안 되는 곳에 현대미술관 Museum of Contemporary Art가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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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글에서 사진을 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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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 21일자 포스팅에 살짝 소개했었네요.^^
분류 전체보기에서 시카고 편을 누르면 찾기 쉬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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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시내 관광은 참 재밌삽니다. :) 이날 정말 멋있는 광경에 많은 생각을 하는 시간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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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또 시카고를 함께 거닐 기회가 생기면
그땐 Old Town도 한 번 가 보세.
저녁 나절의 아키텍처 투어는 여행의 색다른 별미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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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시댁식구들께서는 엊그제 출발하셨어요, 한차례 광풍을 겪은 듯 정신이 없었습니다.
어르신들은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슝 가셨는데 저희는 일상으로 돌아오는 속도가 마치 배를 타고 오는 듯, 무척 느릿느릿하게 느껴집니다. 마지막 일정 떄 남편이 하루일찍 시카고로 모시고 가서 시내관광을 시켜드렸는데 대표님의 포스팅들이 아주아주 무척무척 유용한 레퍼런스로 쓰였답니다. 관점이 깃든 기록의 귀중함과 가치는 역시 대단합니다. 벌써 열번 가까이 시카고를 들락날락한 남편이 "그동안 제대로 못봤던 시카고를 보고 왔다"네요. 다음번엔 꼭 저랑 같이 가보겠노라 약속을 받았습니다 ;) 대표님 항상 참 여러모로 감사드립니다!-
코스타 한 주간에 시댁식구 방문 3주간, 7월 한 달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네?^^
고생했고, 일상으로의 복귀도 순항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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