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murana 샘물
Posted 2012. 1. 6.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작년 11월 초중순, 그러니까 22일부터 시작되는 뉴질랜드 코스타를 앞두고 의전팀장을 맡게 된 민수와 두어 차례 메일을 주고받았다. 코스타 끝나고 며칠 머무는 동안 시간을 어떻게 보낼 생각이며, 어딜 여행하고 싶냐는, 자기 생각엔 로즈매리도 동행하고 하니 남섬을 여행하는 게 좋겠다는, 항공편과 숙소, 차량 등을 알아봐 주겠다는 친절한 의전 안내 메일이었다.
뉴질랜드의 스펙터클한 대자연을 보려면 아무래도 남섬 여행이 제격이겠지만, 오른쪽 핸들 달린 렌터카를 운전해야 하고, 미리 정보를 알아보고 루트를 짜는 일 등이 조금 번거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둘이 며칠간 호젓하게 남섬 여행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코스타 마치고 형제자매들과 이런저런 교제를 나누고 싶은 마음도 커서 남섬 여행은 리스트에서 제외했다.
남섬만큼은 아니어도 며칠간 북섬의 여기저기를 둘러보는 것도 좋았는데, 귀국 전날 일정의 마지막에 정말 좋은 곳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로토루아 1115에서 돌판구이로 점심을 먹고 달려간 곳은 레드우드 나무숲. 나무와 호수, 맑은 하늘과 시원한 공기가 한데 어울려 잊을 수 없는 풍경과 순간을 남겨주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모처럼 약간 더운 기운을 느끼며 걷기 시작했다. 나무 뒤로 보이는 곳은 골프장이다.
로토루아에서 2, 30분 정도 떨어져 있는 하무라나 샘물(Hamurana Springs)은 로토루아 호수로 흘러 들어간다. 아주 유명하진 않지만, 알만한 사람들은 아는 장소로 2, 30분이면 레드우드 숲을 지나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우리는 넷 다 너무 좋아서 한 시간 넘게 천천히 돌아보고, 반대 방향으로도 한 바퀴 더 구경했다.
이 곳을 어떻게 설명하거나 묘사할 수 있을까. 참 좋은데, 정말 좋은데,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어서^^ 차일피일 미루다 해를 넘기고 이제야 사진을 올린다. 마음 같아서는 혼자 조용히 가슴으로 간직해 두고 싶은 풍경이었다. 영어 사이트들은 이곳을 수정 같이 맑다(It's Crystal Clear!)고 표현하는데, 일단 아주 심플하게 Greens & Blues라고 불러본다. 맑은 샘물의 주인은 오리떼들인가 보다. 송어도 산다는데, 숨어 있어 보진 못 했다.
안내판을 보니 이 샘의 수심은 15미터나 되고, 수온은 항시 10도를 유지한다고 한다. 샘물이 어찌나 계속 솟아오르는지 시간당 올림픽 수영장 두 개를 채울 정도라니 샘의 왕성한 생명력에 입이 벌어진다.
발을 옮기는 곳, 눈을 돌리는 곳마다 이런 멋진 풍경들이 계속 이어진다. 파라다이스를 볼 수 있다면 이런 이미지와 비슷하지 않을까. 뉴질랜드의 11월 말은 여름이 막 시작되는, 우리로 치면 5월 말에서 6월 초 정도 되는데, 사계절에 한 번씩 와 보면 이곳의 풍경이 어떻게 변해 있을지 급궁금해졌다. 나는 그렇게 할 수 없으니, 폴모와 해인에게 한 번씩 피크닉 가서 사진을 보내라고 할까 보다.
키다리 나무에 둘러싸인 샘물 주변 풍경에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옮기기 싫은 걸음을 떼자 이곳의 또 다른 명품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레드우드 나무숲은 명불허전(名不虛傳)이 따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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