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마리표 모시발
Posted 2012. 5. 1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Purple Cow
요 몇 주간 퇴근해 집에 가면 로즈마리가 열중하는 일이 있었는데, 다름아닌 규방공예. 표기와 발음을 잘해야 한다. 주방(廚房)공예가 아니라 규방(閨房)공예다.^^ 그중에서도 야생화 자수와 모시발 바느질에 시간 가는 줄 몰라하더니 어느 정도 완성이 됐는지 거실을 비롯해 집안 곳곳에 걸어놓았다.
90×170 크기의 모시발은 원래는 커튼을 하지 않아 햇볕이 강하게 들어오는 안방 창문의 눈부심을 줄일 겸 만들었는데, 일단 거실에 걸어놓고 내 반응을 살피더니, 올여름은 그냥 거실에 두겠단다.^^ 가운데 색깔 있는 조각들을 3주 정도 한땀한땀 이어붙였으니, 보기도 좋지만 그 쏟은 정성이 안방에서 우리만 보긴 아쉽다.
원래는 풀을 먹여 좀 더 빳빳하게 해서 걸지만, 올해는 그냥 걸어놔도 무방하다고 한다. 여름날 오후 나절, 햇볕이 강하게 스며들면 안방이나 거실 바닥을 저 무늬 그림자로 다시 길게 수 놓을 것이다.
야생화 자수는 컵 받침부터 파우치, 커피포트 덮개 등 이미 여러 소품을 만들더니 얼마 전엔 식탁 장식 매트로 솜씨를 한껏 부려 요즘 아침저녁 식탁을 빛내고 있다. 청보리, 제비꽃, 라벤다, 엉겅퀴 등 익숙한 야생화들과 이름 모를 꽃들이 한데 어울려 잔잔한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다. 다들 아래 사진만큼은 꾹 눌러 크게 보시길!
수를 놓기 전에 대략 밑그림을 그리고, 색을 골라 역시 한땀한땀 두 주 정도 걸렸다는데, 손끝만 아니라 마음으로 피워낸 들꽃들의 자태와 색채가 고와 식탁에 앉으면 절로 분위기가 산다. 그 동안 가정과 나온 티 잘 안 난다고 놀렸는데, 이제 보니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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