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스캐년 트레킹2 - 후두 트레킹
Posted 2012. 8. 8.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Wow! Grand Canyon브라이스 캐년(Bryce Canyon)도 짧은 트레킹을 하기로 하고 Shiker님은 위에서 쉬고 g와 나는 저 아래 보이는 곳까지 내려갔다 오기로 했다. 그랜드 캐년 마냥 아주 깊은 협곡은 아니어서 눈대중으로 빠르면 30분, 늦어도 한 시간 안짝으로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거리였다. 확실치 않지만 왕복 2km 쯤 되는 걸로 봐서 나봐요(Navajo) 길을 다녀온 것 같다.
낙석 조심, 험난한 길, 부츠 권장이란 주의사항이 적혀 있는 팻말도 웨이브를 주어서 느낌을 살렸다.^^ 그랜드 캐년도 그랬지만 이 길도 우리가 걸어본 데까진 그리 어려운 코스는 아니었다. 그래도 재삼재사 안전수칙을 강조하는 국립공원의 서비스 정신이 읽혀졌다.
탐험^^을 시작했다. 이번 서부 국립공원 트레킹의 특징은 꼬불꼬불에 다운 힐(Downhill) 정도로 정리할 수 있는데, 보통 때 하던 산행과 반대로 내려갔다 올라오는 색다른 묘미가 있었다. 화면에서 보는 것보다는 좀 더 붉은 빛이 돌았던 길이었는데, 배낭 매고 가는 건장한 이들이 많이 눈에 띄는 걸로 봐서 두세 시간 또는 반나절 트레킹을 하는 이들로 보였다.
손으로 만지면 살짝 부서지는 게 바람이 쎄게 불거나 비라도 오면 흘러내릴 것만 같은 구간들이 이어졌다. 물론 오랜 세월을 지내온 풍경이라 붕괴한다거나 하는 위험한 상황이 올 가능성은 거의 없기에 트레킹을 허용하는 거겠지만, 후두(Hoodoo)의 생김새는 금세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어떻게 저런 모양으로 솟아오르고, 세월풍상(風霜)으로 다듬어지면서 한데 어울려 저런 만물상을 이루고 있는지 감탄이 연속되고, 그 길을 밟고 걷고 보고 있다는 흥분과 감사가 밀려온다. 아래로 내려가 위를 쳐다보니 당연한 거겠지만 위에서 보던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 전해진다.
어른 키 정도의 짧은 터널 구간도 있어 저마다 걸음을 멈추고 들어가 사진의 주인공이 된다. 사실은 슬슬 이글거리기 시작하는 뙤약볕과 반사되는 지열(地熱)을 잠시 피할 수 있어 한숨 돌리는 곳이기도 하다.^^
빛의 속도까진 아니어도^^ 아무래도 이런 델 내려가거나 올라오는데 단련된 내 걸음이 빠를 수밖에 없어 중간중간 뒤를 돌아보며 g를 기다려 주었는데, 그러다가 이런 멋진 장면도 얻을 수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찍은 마음에 드는 사진 가운데 하나다. 지난 번 점핑샷처럼 조금 큰 사이즈로 인화해서 곁에 두어야겠다.^^
목이 아플 정도로 고개를 뒤로 젖히고 한참 위를 바라보았다. 이리 봐도 멋있고 저리 봐도 멋있는 곳이었다. 옆에 로즈마리가 있었어야 헸는데, 정말 조만간 함께 와서 이 느낌을 공유하고 싶어지는 곳이다. 음~ 어떻게 해 보자구.
우리가 목표 삼았던 곳에 이르렀다. 내려오는 데는 20여 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위에서 볼 땐 막힌 것처럼 보였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V자로 깊게 패여 시간여유만 있으면, 그리고 좀 더 가 보고 싶은 마음과 체력만 있으면 통과할 수 있는 길이 이어져 있었다. 난 마음은 있는데, 오후엔 자이언(Zion)에 가야 해서 그냥 건너가서 어떤 길이 나오는가만 살펴보고 돌아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같았다. 무슨 순례길 같이 보이기도 하는데, 짧았지만 여운이 남는 트레킹이었다. 그러고보니 지금 우리가 있는 브라이스 캐년은 고도 8천 피트 지대니, 2천5백 미터 가까운 높이다. 낮 시간대도 좋았지만, 일몰이 유명한 곳인가 보다. 일출일몰 장면의 장엄함도 볼만 하겠지만,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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