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앞에서 2
Posted 2010. 4. 14. 09:16,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이 병원의 수술실 앞 복도엔 한쪽으로 길게 일인용 소파들이 놓여 있었는데, 어머니 수술이 아침 8시
조금 넘어 잡혀 있어 처음엔 나 혼자 앉아 있었다. 오래 앉아 있기엔 조금 불편했지만, 호출이 있을지 몰라
내내 앉아 있기로 했다. 앞면의 PDP모니터엔 수술 중인 환자 이름과 진행 상황이 표시돼 나오고, 요통과
디스크 등 의학상식이 소개되고 있었다.
간단한 수술이라지만 마취와 수술, 회복까진 한 시간은 걸릴 것 같아 조금 있다가 맥북을 꺼냈지만,
무선 인터넷이 잡히지 않는다. 하긴 휴대폰 사용도 자제해 달라는 구역이니까 한가하게 모니터 쳐다볼
상황이 아니어서 곧 집어 넣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 둘 사람들이 와 앉기 시작했다. 책을 꺼내 든 사람도 있고, 손을 괴고 생각에 잠겨 있는
사람도 보인다. 서너 명이 함께 온 그룹은 아무래도 목소리가 조금 크게 들린다. 바로 옆엔 두 자매가 앉아
있었는데,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가 수술을 받게 된 듯 엄마로 보이는 언니는 눈이 퉁퉁 부어 있다. 아이에
대한 안스러움과 엄마로서 자책감을 토해냈고, 동생은 그런 언니의 등을 쓰다 듬으며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잘 될 거라고 위로하고 있었다.
한 시간이 조금 지나자 간호사의 호출이 있었다. 수술이 끝나 환자가 옷을 갈아 입어야 되는데 어지러워
하신다며, 수술실 안의 갱의실에서 기다리면서 도와 드리란다. 어머니는 어지러우시다면서도 팔과 다리를
꽁꽁 묶어 놓고 하더라, 여자 의사 한 사람과 남자 의사 한 사람이더라 등 수술실 현황을 천천히
브리핑하신다. 기억력이 점점 떨어지신다면서도 이런 걸 보면 여전히 총기가 좋으시다.
수납하고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 다녀오니 10시가 조금 넘었는데, 병원 옆 식당에 가서 밥 먹고 가자며
붙드신다. 수고했으니 밥을 사시겠다는 거다. 괜찮다고 사양하고 보광동에 모셔다 드리고 사무실로
향했는데, 이왕 늦은 거 어머니가 사 주시는 밥 먹고 가는 것도 좋았겠다 싶었지만 이미 동작대교 지나
이수교에 이르고 있었다. 다행히 오후에 로즈매리가 어머니를 모시러 와 오는 길에 상일동 병천순대에서
어머니가 사 주시는 맛있는 순대국을 저녁으로 먹었다. 카운터 옆에 놓인 두부과자까지 사 달라고 해서
집에 와 연속극 보면서 먹었다.
조금 넘어 잡혀 있어 처음엔 나 혼자 앉아 있었다. 오래 앉아 있기엔 조금 불편했지만, 호출이 있을지 몰라
내내 앉아 있기로 했다. 앞면의 PDP모니터엔 수술 중인 환자 이름과 진행 상황이 표시돼 나오고, 요통과
디스크 등 의학상식이 소개되고 있었다.
간단한 수술이라지만 마취와 수술, 회복까진 한 시간은 걸릴 것 같아 조금 있다가 맥북을 꺼냈지만,
무선 인터넷이 잡히지 않는다. 하긴 휴대폰 사용도 자제해 달라는 구역이니까 한가하게 모니터 쳐다볼
상황이 아니어서 곧 집어 넣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 둘 사람들이 와 앉기 시작했다. 책을 꺼내 든 사람도 있고, 손을 괴고 생각에 잠겨 있는
사람도 보인다. 서너 명이 함께 온 그룹은 아무래도 목소리가 조금 크게 들린다. 바로 옆엔 두 자매가 앉아
있었는데,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가 수술을 받게 된 듯 엄마로 보이는 언니는 눈이 퉁퉁 부어 있다. 아이에
대한 안스러움과 엄마로서 자책감을 토해냈고, 동생은 그런 언니의 등을 쓰다 듬으며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잘 될 거라고 위로하고 있었다.
한 시간이 조금 지나자 간호사의 호출이 있었다. 수술이 끝나 환자가 옷을 갈아 입어야 되는데 어지러워
하신다며, 수술실 안의 갱의실에서 기다리면서 도와 드리란다. 어머니는 어지러우시다면서도 팔과 다리를
꽁꽁 묶어 놓고 하더라, 여자 의사 한 사람과 남자 의사 한 사람이더라 등 수술실 현황을 천천히
브리핑하신다. 기억력이 점점 떨어지신다면서도 이런 걸 보면 여전히 총기가 좋으시다.
수납하고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 다녀오니 10시가 조금 넘었는데, 병원 옆 식당에 가서 밥 먹고 가자며
붙드신다. 수고했으니 밥을 사시겠다는 거다. 괜찮다고 사양하고 보광동에 모셔다 드리고 사무실로
향했는데, 이왕 늦은 거 어머니가 사 주시는 밥 먹고 가는 것도 좋았겠다 싶었지만 이미 동작대교 지나
이수교에 이르고 있었다. 다행히 오후에 로즈매리가 어머니를 모시러 와 오는 길에 상일동 병천순대에서
어머니가 사 주시는 맛있는 순대국을 저녁으로 먹었다. 카운터 옆에 놓인 두부과자까지 사 달라고 해서
집에 와 연속극 보면서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