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S. Lewis 아카이브 - Marion Wade Center
Posted 2014. 7. 27.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OSTA USA코스타가 열리는 휘튼 대학 강당 격인 에드만 채플에서 길을 건너면 단아한 석조 건물이 보이는데, C. S. 루이스를 위시해 그와 동시대 영국 작가들의 책과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는 매리온 웨이드 센터(Marion Wade Center)다. 2001년에 세워진 이 건물은 휘튼 대학 영문과 교수로 이 분야를 오래 연구해 온 클라이드 킬비(Dr. Klyde Kilby) 교수의 주도로 1965년부터 준비되다가 1974년 웨이드 가문의 재정 기부로 결실을 맺게 됐다.
작은 박물관과 도서관을 겸한 이 센터는 루이스 외에도 Owen Barfield, G. K. Chesterton, George MacDonald, Dorothy Sayers, J. R. Tolkien, Charles Williams 등 대부분 루이스와 비슷한 시대에 활동했던 영국 작가 7인의 친필 원고, 서신, 초판본 등을 수집 보관하고 있다. 문학에 조예가 깊지 않은 우리 같은 아마추어들에겐 루이스와 톨킨 그리고 체스터튼 정도만 알려졌지만, 이 시기 영문학 전공자들에겐 빼놓을 수 없는 작가들이다.
입장은 무료인데, 안으로 들어가면 루이스가 쓰던 책상과 흉상 등이 놓여 있고, 그의 옷, 구두 등이 몇 개 전시돼 있다. 그가 애용했던 파이프도 하나 놓여 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나니아 연대기>에 나오는 사자 그림과 작품 속 지도 등이 독자들을 반겨준다.
<반지의 제왕>으로 알려진 톨킨에 대한 간단한 전시물도 있으며, 이들의 책과 번역서들이 한 코너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루이스의 번역서들을 내고 있는 홍성사의 번듯한 양장본들은 안 보이는데, 이왕이면 그런 책들로 전시되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안쪽에 있는 도서관에 소장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누구나 볼 수 있는 전시 코너에 홍성사 번역본들이 자리 잡는다면 훨씬 풍성해 보일 것 같다.
좀 더 들어가면 이 일곱 사람의 저서들을 중심으로 그 시기 작가들의 작품을 모아 놓은 도서관이 나온다. 아쉽게도 오랜 시간을 낼 수 없어 들어가 보진 못했는데, 내년에 다시 간다면 문을 열고 들어가 손때 묻은 책들을 몇 권 골라 잠시 읽다 오는 호사를 누리고 싶다. 웨이드 센터는 1980년부터 이들 작가들에 대한 연구물을 모은 연간지 SEVEN: An Anglo-American Literary Review를 내고 있다.
방문 기념으로 세트로 파는 C. S. 루이스 판화 노트 카드와 1937년판 <호빗> 겉표지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온 카드 몇 장, 7인의 캐리커처로 만든 소박한 웨이드 센터 북마크, 액자로 만들면 근사할 것 같은 C. S. 루이스 인물 소개 브로마이드를 사 왔다. 깨끗하면서도 화사해 보이는 꽃장식 아래 우아한 벤치는 포토 존이 따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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