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rders와 read 카드
Posted 2010. 7. 14. 15:48, Filed under: I'm traveling/Colorful Chicago시카고 다운타운의 번화가 미시간 애비뉴(Michigan Avenue)에서도 가장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거리를 매그니피션트 마일(Magnificent Mile)이란 애칭으로 부르는데, 이 거리엔 각종 유명 샵과 명소들이 즐비하다. 세계에서 제일 높은 빌딩 중 하나인 존 행콕 센터 맞은 편에 보더스(Borders) 서점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엔 반즈앤노블 서점이 좀 더 알려져 있지만, 보더스도 미국내에 많은 체인을 갖고 있는 대표적 서점이다. 지하층을 포함해 4층인데, 서점 분위기가 좋다. 디스플레이도 잘돼 있고, 2층엔 커피샵 Seattle's Best가 들어서 있어 보고 싶은 책 가져다가 커피 한 잔 하면서 훑어보거나 노트북도 이용할 수 있다. 우리도 책 구경하다가 아이스 라테 시켜놓고 앉아서 사람 구경 좀 했다.
마케팅의 나라 미국답게 서점도 각종 구미가 당기는 슬로건으로 고객의 지갑을 열게 하는데, 대표적인 게 Buy One, Get One으로, 반값 할인 캠페인이다. 옷 가게들도 이 수법을 많이 쓴다.
서점에는 책과 커피만 있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있다. 책 전시대 뒤로 두 남자가 서로 다른 책을 보고 있는데, 사진엔 마치 둘이 아는 관계라도 되는 양, 아니 무슨 볼일이라도 있는 양 재미있게 잡혔다.
간혹 어려운 책을 찾는 손님도 있어 사다리가 필요하다. 내용이 어려운 건지, 찾는 이가 많지 않아서인지 고객의 손으로는 꺼낼 수 없는 책을 꺼내야 할 때 필요하다. 이런 숨어 있는 책들도 찾아내는 눈 밝은 독자들이 있게 마련이다.
보더스 서점에서 이 날 구한 최고의 상품이다. 보더스는 이메일만 주면 즉석에서 고객 카드를 발급해 주면서 두 번째 구입할 때 사용할 수 있는 $5 할인 쿠폰을 영수증과 함께 준다. 명색이 책 읽기를 주제로 강의를 하면서 이 카드를 놓칠 수 없다.
그런데 이 카드는 선물용이란다. 그냥 줄 순 없고 최소 $5을 적립한 다음 사용하면 된단다. 처음엔 아내에게 줄 종이카드를 사서 고객카드와 $5 쿠폰을 받고, 그 다음엔 $5 조금 넘는 종이 카드 세트를 사서 $5 할인 받으면서 동전 몇 개 냈고, 다시 $5을 내고 이 READ 카드를 사고, 다시 큰 아이에게 줄 $7 정도 되는 여행용 수첩을 하나 사서 이 카드와 $2을 내는 복잡한 과정 끝에 드디어 이 카드는 내 소유가 되었다. 완전히 주객이 전도된 바보같은 상행위였지만, 어쩌랴! 꼭 갖고 싶은 것을! 덕분에 다음 번 강의 도입부에 써 먹을 에피스드 하나 만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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