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미술관 천경자 상설전
Posted 2015. 12. 1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영화, 전시회 풍경
애성회관에서 끝내주는 곰탕을 먹고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시립미술관(SeMA) - 서울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인근 도민이 됐지만 내겐 서울시립은 그냥 여전히 시립이다 - 서소문 본관으로
향했다. 얼마 전 다녀 온 아내에게서 천경자 전이 상설로 열리고 있다는 정보를 전해 듣고
한 번 가야지 했는데, 동선이 잘 맞았다. 게다가 무료 입장이다.^^
천경자 화백(1924-2015)은 대표적인 여성화가로 활동하다가 <미인도> 위작 논란을
겪으면서 말년을 미국에서 보냈는데, 지난 여름 타계했다는 소식이 최근 뒤늦게 알려졌다.
오래 전에 시에 기증한 90여 점의 작품들을 주제에 따라 몇 달에 한 번씩 로테이션해 전시하고
있었는데, 이제야 그 소식을 알게 돼 보러 온 것이다.
2층에 따로 화가의 이름을 딴 전시관이 있었는데, 30여 점의 작품과 글도 잘 썼던 화가의
책 10여 권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미술관에 따라 사진을 찍게 하기도 하지만, 이 전시회는
실내 촬영을 허용하지 않아 눈으로 보며 가슴에 담아두기로 했다. 30분 정도 그림을 둘러보고
나오려는데, 1시부터 전시된 작품들을 설명해 준다는 방송이 나와 다시 30분 정도 자원봉사자의
안내를 받으면서 그림을 익혔다.
1920년대생으로 일제 말에 일본 유학을 다녀온 화가의 천재적 화풍은 명불허전이 따로
없을 만큼 볼만 했다. 동양화에 기초한 화려한 채색은 어디다 내놔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당당해 보였다. 마침 같은 층에 도서관이 있어 미술책들과 도록들을 꺼내봤는데, 잘 보이는
곳에 천 화백의 작품집이 디스플레이 돼 있었다. 오후의 스케줄만 아니었다면 개가식 서고에서
이 책 저 잡지 꺼내 들춰보며 오후를 보내도 좋았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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