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앞 눈풍경
Posted 2017. 1. 2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해가 바뀌고 정월도 보름이 지나도록 어째 그냥 지나가려나 하던 추위와 눈소식이 세트로
함께 몰려왔다. 올 겨울 들어 살짝 흩뿌린 적은 몇 번 있어도 종일 내려 쌓이는 함박눈은 처음인데,
금요일 출근길에 밖을 나서자 아파트 화단 옆에 세워 놓은 자전거들에 눈이 제법 소복하게
쌓인 게 보기 좋았다. 화단 경계를 이루는 화양목들 위로 덮인 눈은 산성의 성벽을 이루었다.
토요일에도 눈이 내리더니, 급기야 영하 10도를 넘어 주일 오후 교회 가는 천호대교 아래로
한강물도 올겨울 들어 처음 얼어 붙은듯 수면엔 눈이 쌓여 있었다. 이게 끝이 아니고, 월요일엔
-12, 3도를 기록했는데, 체감온도가 매섭기 그지없다. 설 연휴를 앞두고 모처럼 제 세상 만난
동장군의 호령으로 온 세상이 꽁꽁 얼어붙고 하얗게 변했다.
주차된 차들엔 밤새 눈이 덮이고 쌓여 주차선을 지우고 얼어붙었는데, 경비 아저씨들의
수고로 가까스로 사람 다니는 길이 생겼다. 이럴 땐 지하주차장도 만원인지라 남은 자리에
평행주차해 두었길래 망정이지 고생할 뻔 했다. 미끄럽고 조심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겨울엔 눈 풍경이란듯 오랜만에 쌓인 눈들에 다들 반가워하는 것 같다. 오랜만에 가죽장갑을
끼고 눈을 뭉쳐 던져봤다.
'I'm wandering > 잡동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이 묶였다 (2) | 2017.01.28 |
---|---|
고속도로변 빨간나무 (0) | 2017.01.26 |
핵 부지러너 (0) | 2017.01.20 |
오디션 프로가 주는 재미 (0) | 2017.01.19 |
미식축구 (0) | 2017.0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