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본능

이곳에 온 지 9일째 됐는데, 여기서도 등산본능은 꺼지지 않고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다. 오기 전부터 테이블 마운틴(Table Mountain)이란 산에 대해 블로그를 통해 알고 있었는데,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그 웅장한 자태가 한 눈에 나를 사로잡았다.

산 중간쯤에 정상을 오르내리는 케이블카 주차장이 있는데, 다음날 그러니까 토요일 아침 일행과 함께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다. 지금은 사진을 올릴 수 없어 표현에 한계가  있어 공감하는데 무리가 있겠지만, 1천 미터가 넘는 이 산의 위용과 자태는 정말 매혹적이었다. 

이 산 바로 옆에 사자 머리(Lion's Head)란 산이 있는데, 주일 새벽에 몇몇이 이곳에서 사역하는 선교사의 도움을 받아 차편으로 주차장까지 간 다음에 한 시간 조금 넘게 걸려 670미터 정도 되는 이 산을 오를 수 있었다. 

정상까지는 산 둘레를 한 바퀴 돈 후 본격적으로 등산하게 되어 있는데, 중간엔 바위를 타는 구간도 있었다. 정상에 오르면 테이블 마운틴과 해안, 케이프타운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절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 산은 오늘 아침에도 갔다 왔다.

목요일은 대회 프로그램이 없는 휴식일이었는데, 새벽에 혼자 테이블 마운틴을 다녀왔다. 호텔에서 산 주차장까지 걸어서 1시간 반, 그리고 정상까지 2시간 정도 걸렸다. 날씨가 좋으면 정상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올 계획이었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날씨가 안 좋아 케이블카는 운행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걸어 내려올 수밖에 없었는데, 예상보다 길어지긴 했지만 올라간 길과 다른 길로 내려오면서 또 다른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주차장에서 택시를 타고 호텔에 돌아오니 새벽 5시 반에 나선 길이 12시 반이 되어 있었다. 

이런 이야기는 사진과 함께 올려야 어느 정도 실감이 날 텐데, 아쉽다. 돌아가는 대로 테이블 마운틴과 사자머리 산의 위용을 첫 번째로 올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