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 and Women

로잔 대회 오후 시간 전반부는 매일 4개의 멀티플렉스(5백에서 1천 명 정도씩 모이는 그룹 특강 비슷)에 이어 후반부엔 30여 개씩 개설되는 다이얼로그(수십 명이 듣는 선택 강의)로 진행됐다. 

처음엔 둘 다 들었는데, 매일 부지런히 강의장 찾아 다니는 것도 만만치 않고, 대회가 계속되면서 피로도 쌓여 중간쯤부터는 둘 중 하나만 듣고 나머지 시간엔 휴식을 취했다.

아무래도 각자 관심 분야 중심으로 듣게 마련인데, 전반적으로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익숙한 우리외는 달리 자신들이 하고 있는 걸 나누고 대화하는 방식이어서 이런 데 익숙하지 않은 우리에겐 조금 밍밍하고 지루하게도 보였다.

멀티플렉스 주제 중에 남성과 여성의 팀사역이 있어 들어갔는데, 쌈빡한 뭔가 있겠거니 했지만 그리 특별한 건 없었다. 그물 예화가 대략의 분위기를 보여주는데, 위 사진처럼 남녀가 협력하면 고기를 잡을 수 있지만, 아래 사진처럼 남자들만 일하고 여자들이 손을 놓으면 잡은 고기를 놓치게 된다는 식이다. 

맞는 얘기고 눈에 확 들어오게 하는 그림 예화였지만, 조금 나이브해 보였다. 스크린에 나온 것처럼 남녀가 협력할 때 파워풀한 팀을 이루는 게 사실이지만, 원론적인 수준 정도에 그쳐 아쉬웠다. 

하긴 이런 정신이 아직 도입되지 않는 지역도 있고, 우리네처럼 알긴 알아도 막상 여성 리더십을 적극적으로 키우지 않는 현실을 타개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