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단로 이런저런 디자인
Posted 2018. 8. 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이슬람 사원이 있는 우사단로를 걷다 보면 자꾸 걸음을 멈추게 되는데, 한국전쟁 이후
조성된 이태원이라는 미군들 거리가 가깝고, 80년대 이후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한 이슬람풍
가게들에, 그후 작지만 독특한 개성을 추구하는 각종 문화 코드들이 혼재해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릴 때 근처에 살아 지리는 익숙하지만, 몇 년에 한 번씩 이 길을 걸으면 어색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한데, 잠깐 스쳐지나가면서도 다른 데선 찾거나 맡기 어려운 공기를 느낀다.
길 양옆의 건물들은 지난 세기 후반 개발 시기에 지어져 대체로 낮고 다소 누추하고 오래돼
보이는데 반해 간판들은 어디다 내놔도 손색없는 감각적인 디자인들이다. 가장 많은 건 카페
같은데, 그 중에서도 도로표지판을 활용한 커피와 맥주집은 아이디어 점수를 후하게 줘도 될 듯
싶다. 이런 게 지나다니는 이들의 눈에 잘 띄고 흥미를 유발한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도로표지판에 이어 소방서나 등대 느낌이 나도록 매장 정면을 칠한 집들도 눈에 띄었다.
이름부터 우사단 소셜 클럽이라고 그럴듯하게 짓고 마치 소방서를 연상시키는 빨간 셔터에
흰색 페인트 글자를 리듬감 있게 크게 새겼는데, 셔터가 걷히면 뭔가 불이 나면서도 끌 수
있는 비밀스러우면서도 신나는 부에나 비스타 클럽 같은 풍경이 펼쳐질지도 모르겠다.
가장 인상적으로 디자인 된 집은 매장 간판 위에 설치한 갓 달린 전등 불빛이 아랫쪽으로
넓게 퍼져나가면서 희망을 비춰주는 등대 불빛 스타일을 하고 있는 찻집 티티펀펀(tea tea fun fun)
이었다. 노란 삼각형 모양으로 퍼져 나간 불빛이 없었다면 그아먈로 평범하고 아무런 감흥을
불러 일으키지 못했을 텐데, 컬러 하나가 분위기를 확 바꾸는 대단한 센스로 보인다. 게다가
한밤중만 아니라 대낮에도 불을 환히 비춰대니, 이 바다는 무척 안전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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