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글 맛집 Best Ugly
Posted 2018. 12. 19.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희한한 이름이다. 형용모순(oxymoron)으로 들리는 Best Ugly라니. 귀국하는 날 아침을 먹기 위해 폴과 솔이 데려간 곳은 베이글 맛집이었다. 6년 전 웰링턴을 여행할 때도 Wholly Bagel(1/29/13)이란 베이글 맛집엘 데려 가더니만, 오클랜드의 베이글 맛집도 소개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외관은 뉴질랜드의 카페들이 대개 그러하듯이 별로 꾸미지 않아 수수한 인상을 주었는데, yelp와 론리 플래닛 등이 추천한 집이란 스티커들이 신뢰감을 주었다.
매장 안엔 테이블이 없고 베이글 만드는 주방과 카운터, 냉장고만 있고, 여럿이 적당히 합석하는 긴 테이블이 밖에 놓여 있었다. 다양한 베이글과 토핑을 올린 메뉴들이 적혀 있었는데, 늘 그렇듯이 폴이 알아서 주문하는 동안 매장 안팎을 둘러본 후, 밖에서 자리 잡고 앉아 곧 나올 오클랜드에서의 마지막날 아침식사를 기대하며 기다렸다.
넓고 층고가 높은 주방 안엔 가운데에 커다란 반죽용 테이블이 놓여 있고, 각자 맡은 역할에 충실한 직원들의 손놀림이 빠르게 이어지고 있었다. 여기서 만들어지는 다양하고 맛있는 베이글은 다른 카페들로도 많이 나간다고 하는데, 공항에서도 이 카페를 볼 수 있었다. 찍을 땐 몰랐는데, 이것저것 사진을 찍는 나를 위해 매니저인듯한 이가 잠시 작업을 쉬고 V자로 포즈를 취해 주었다.
로고 양쪽에 써 놓은 Hand Rolled와 Wood Fired는 이네들의 작업 정신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 길다랗고 좁은 나무판 위에 반죽을 얹고 화덕에 들어가 맛나게 구워진 베이글들이 우루루 몰려오는 공정도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었다. 이렇게 오픈된 환경은 제품에 대한 신뢰를 한층 높이는 것 같았다. 혼자만 먹긴 아까워 여섯 종류 가운데 1번 격인 참깨 베이글 4개 들이 한 봉지를 NZ$ 8(한 개에 1,500원꼴)에 사 와서 집에서도 맛나게 먹었다.
잠시 앉아서 환담을 나누는데, 빨간 바구니에 담긴 베이글이 나왔다. 이런 건 응당 골고루 먹고 싶어져 옆에 앉았던 서영이와 연어와 토마토 아보카토 토핑을 하나씩 바꿔 먹었다. 맛있는 올리브 오일이 흐르는 이 집 베이글 맛은 약간 과장해서 환상적이었다. 함께한 친구들이 좋을 뿐더러 맛나게 구운 베이글에 이런 토핑이 합세했는데, 맛이 없을 리가 없었다.
이 집은 쿠바산 Havana 커피를 냈는데, 베이글맛에 취해 커피맛은 분별하지 못했다. 알콜 없는 생강 맛 맥주 Hakanoa도 한 병씩 곁들였는데, 맥주인지 음료인지 모르겠지만, 베이글과 잘 어울렸다. 오클랜드에서 올 가을 먹은 음식 가운데 한두 손가락에 꼽을 만한 집이었고, 아마도 내년에 가면 다시 가자고 말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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