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원 커피
Posted 2019. 10. 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마트에 가면 결국은 만원 받는 거나 진배 없는데 9,990원 또는 9,980원이라 가격표를 붙여 놓은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사람 심리란 게 묘해서 이런 걸 보면 조금 싼 느낌을 받으면서 구매와 소비로 연결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 정도까진 아니어도 커피값도 점점 가격 경쟁이 심해지는 건지, 보통 3, 4천원 하는 아메리카노를 2천8백원에서 2천원으로, 천5백원에 이어 단돈 천원 빋는 데가 생기더니 급기야 9백원 짜리 커피샵도 등장했다.
양재역 1번 출구 안쪽 골목을 걷는데, 커피만 파는 집인지 커피 온리(only)란 상호를 달고 아메리카노를 9백원에 판다는 간판과 배너를 내건 커피샵이 눈에 띄었다. 허름한 노점도 아니고 그런대로 괜찮은 위치에 번듯한 외관을 갖추고 있었는데, 인근 커피샵들은 물론 편의점 커피값과도 충분히 경쟁이 되는 놀라운 가격에 일순 발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강남 이 동네에서 이런 가격이 가능한 건지, 이헌 가격으로도 버틸 수 있는 건지 조금 놀라웠다.
어딜 가던 길이라 들어가진 않았지만, 내건 배너를 보니 무인결제 시스템이라 인건비를 줄일 수 있어 이런 가격이 가능한 모양이다. 그래도 그렇지 프렌차이즈인 빽다방보다도 훨씬 싼데, 싼 게 비지떡이라고 이 정도 저가라면 저품질이 아니겠느냐고 의심할 수 있는데, 그 또한 아니라고 내걸고 있었다. 다른 배너를 보니 커피만 파는 건 아닌 모양인데, 어쨌든 조만간 근처에 갈 일이 생기면 한 번 맛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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