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rishman - 카리스마와 아우라
Posted 2019. 12. 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영화, 전시회 풍경
지난달엔 영화를 세 편이나 봤다. 소설로 밀리언 셀러를 기록한 <82년생생 김지영>, 론스타 먹튀 사건을 다룬 정지영 감독의 <블랙 머니>, 그리고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갱스터 <The Irishman>을 봤는데, 세 편 다 지루하지 않고 몰입해 볼 수 있었다. 한 달에 한 편 정도 볼락말락하다가 최다은 PD의 <팝콘 클래식> 영화음악 강연까지 치면 거의 매주 극장에 갔다.
그 중에서도 말일 날 본 <아이리시 맨>은 넷플릭스에서 만들었다는데, 극장 상영도 한다길래 강동구청 건너편에 있는 강동메가박스를 찾았다. 영화의 내용이나 감동에 앞서 200분이 넘는, 그러니까 보통 영화 두 편 격인 3시간 반 가까운 러닝타임인데도 한 편 값을 받는 게 흥미로웠다(허리는 좀 아파서 자세를 여러 번 고쳐 앉아야 했다^^). 큰 스크린에 좌석이 네 줄 35석인 아담한 상영관도 맘에 들었다.
감독과 주연급 남자 배우 세 사람(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 조 페시) 모두 1940년대 초반생으로 70대 후반 파파 할아버지들이라는 것만으로도 화제를 모은 이 영화는 배우들의 원숙한 연기를 바탕으로 케네디 대통령 시절을 전후한 미국 트럭노조(Teamster)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갱스터 영화이다. 이 노련한 배우들은 대역을 쓰지 않고 젊은 시절도 연기했는데, 이마의 주름 정도를 지우는 Deaging 기법이 사용됐다고 <씨네클럽>에서 들었다.
세 배우의 카리스마와 아우라가 상당한 이 영화는 이들이 출연해 한 시대를 풍미했던 <Once Upon a Time in America>, <대부>의 향기를 풍기면서 이들의 앤솔로지(anthology) 같은 느낌도 주었다. 김혜리 기자는 이 영화가 내년도 오스카상 여러 부문(감독상, 남우주연상, 편집상 등)을 수상할 것이 예상(기대)된다는데, 충분히 그럴만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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