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형님들이 피곤해 보이네
Posted 2020. 10. 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영화, 전시회 풍경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수요일 오전, 미국 대통령 후보 토론을 시간 반 꼬박 시청했다. 우리집은 191번이 CNN 인터내셔널 채널인지라 조금만 볼 생각이었는데, 영화 한 편처럼 봐 버렸다. 대충 듣고 통박굴리는 나와, 나보다 조금 더 잘 듣는 아내와, 우리 둘보다 더 잘 듣는 g와 셋이서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고 중간중간 코멘트와 피드백을 나누었다. 이럴 땐 트위터가 갑인데, 우리 중 유일하게 트위터를 하는 g가 중간중간 국내외 트친들의 뜨거운 반응을 중계해 주었다.
화면으로 보는 미국 형님들은 일단 둘 다 physically & mentally 피곤해 보여 약간 안스러웠다. 트럼프 형은 처음엔 은근히 그리고 아예 전략적으로 그렇게 하려고 맘 먹고 나온 것처럼 대놓고 자기 말만 하고 끼어들기를 수없이 반복했는데, 야비하긴 했지만 그나마 말이 빨라서 조금 덜 지루해 보였다. 시종 표정 관리가 안 됐는데, 토론 상대방이든 사회자든 안중에 없는 안하무인 격이었다. 아무튼 whatever 친트들에게만 어필하려는 전략이 어느 정도 먹혀보였다.
바이든 형은 점잖은 노인과 신사 이미지에 걸맞게 처음엔 차분하게 준비한 걸 No. 1, No. 2 하면서 토론의 정석대로 풀어나갔지만, 어느 시점부터 상대가 걸어오는 이전투구 전략에 조금 말린 것 같았다. 한 놈이 진흙을 묻히면 인파이팅을 하든 아웃복싱을 하든 결국 둘 다 그리고 구경꾼들까지도 옷을 버리게 된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한 판이었다. 조금 엉뚱한 비약이 될 수도 있겠지만, 올해 jtbc 신년토론에 빗대자면, 진중권과 유시민을 보는 것 같았다. 손석희를 사회자로 보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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