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코네 행복한 밥상
Posted 2023. 1. 23. 08:34, Filed under: I'm wandering/영화, 전시회 풍경
며칠간 아내와 넷플릭스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새 드라마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을 봤다. 45분 짜리 9편인데, 혼슈 최북단/홋카이도 바로 아래 있는 시골 동네 아오모리에서 중학교를 마친 절친 두 소녀가 마이코(舞妓)가 되기 위헤 교토로 와서 합숙 수련 생활을 하는 드라마다.
선이 고운 스미레는 장래가 촉망되는 마이코의 길을 걷게 되지만, 서툰 키요는 중도 탈락해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합숙소의 입맛을 책임지는 요리사가 되어 매일 장 보러 다니고, 주방을 정리하고, 음식을 만들어 주위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새로운 소명을 찾는 이야기엔 묵직한 감동이 있다. <리틀 포레스트>처럼 키요가 만드는 이런저런 간소한 음식을 보는 즐거움은 덤이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등 내가 본 고레에다 감독의 전작들이 그렇듯이, 이 드라마에도 악역이 안 나오는 게 일단 눈에 띄었다. 굉장한 미덕이 아닐 수 없다. 지칫 심심해 보일 수 있지만, 이런 느린 호흡과 연출로 감동을 주는 건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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