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에서 만난 처남이 연밥을 먹자고 했다. 연꽃으로 유명한 세미원이 있는 데라 연밥은 자연스런 메뉴였다. 연밥집이 몇 군데 있는데, 우리가 간 곳은 연밭이었다. 아무런 수식이나 설명이 없이 그저 연밭 옆에서 연밥을 내는 식당이었다. 강변 창가 로얄석은 이미 만석이었는데, 자릿세를 더 받아도 무방하다 싶은 풍경이었다.
수육과 명태찜을 시켰는데, 연잎이 감싼 수육은 그냥 먹어도 된다고 했다. 명태찜은 매콤하게 내는 다른 집들과는 달리 집에서 먹는 것처럼 간장 베이스였는데, 젓가락을 대면 도톰한 살점이 잡혔다. 연잎을 벗기면 나오는 찰밥은 들어간 게 많진 않았지만, 아내가 워낙 좋아하는지라 비주얼만으로도 합격이었다.
양평 식당들은 동네 막걸리 격인 지평막걸리를 내는데, 조금 단맛이다. 트레이더스에서도 세 병 묶음으로 파는데, 사 먹을 일은 없고 이렇게 처남 만날 때만 한 잔 들이켜 준다. 식당에서 나오니 꽤 큰 카페가 있어 커피를 시켰더니, 처남이 왜 팥빙수는 안 시키는 거냐고 해서^^ 올여름 마지막 팥방수를 함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