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보다 아름다운 마편초
Posted 2024. 9. 2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지난주 추석 연휴 첫날 남양주 현대아울렛 스페이스원 마당에 앉아 있는데, 보라색 작은 꽃들이 햇볕을 받으면서 바람에 하늘거리고 있었다. 꽃이름 팻말을 보니, 마편초(Vervain)라는 처음 들어보는 꽃이었다. 잎 다섯 개로 이루어진 이 꽃은 손톱보다도 훨씬 작은 크기였지만, 하나의 줄기에서 수십 개 꽃잎이 펴서 한 무더기를 이루고 있었다.
장미처럼 화려하고 잘 알려진 꽃이었다면, 꽃 구경하느라 정신을 팔아 소기의 목적인 쇼핑은 소홀할까 봐 이렇게 이름 없고 작디 작은 꽃을 심어놓았을까? 그건 아닐 것이다. 장미 같은 화려하고 두드러진 꽃들과는 또다른 나름의 매력이 있으니까 이렇게 심었을 테니 말이다.
다발을 이루어야 존재가 느껴지는 가녀린 꽃잎들이 귀엽고 보기 좋아 따가운 햇볕만 피하는 야외 테이블에 앉아 한참을 응시해 주었다. 꽃말은 "당신의 소망이 이루어지길"이라는데, 누군가 생긴 그대로 뜻을 잘 풀어 지은 것 같다. 덥긴 해도 꽃을 보니 가을 분위기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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