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조심
Posted 2011. 6. 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
오후에 로즈매리와 산곡샘까지 갔다 왔다. 날은 맑고 시원했으나 6월의 등산은 땀을 흘리게
했다. 산곡샘까지는 완만하긴 해도 계단을 계속 오르는 길이라 천천히 오르는데도 겨땀(겨드랑이
땀을 로즈매리가 이렇게 불렀다)이 났다.
돌계단을 오르다가 계단 바로 밑에 풀이 자라고 있는 게 눈에 띄었다. 보통 땐 하찮기도 하고,
걷는데 충실하느라 눈에 잘 안 들어오던 것이다. 어디는 풀이 제법 무리를 이루고 있고, 또 어디는
눈에 보일락 말락하게 아주 작은 풀이 빼꼼 고개를 내밀기도 했다.
계단 밑에선 가느다란 줄기로 힘겹게 버티고 있는 작은 풀들이 유난히 많았다.
상당수는 오르내리는 등산화들에 밟히거나 채이기 십상일 텐데, 용케도 아직 굳굳이 버티고들
있었다. 특히 가녀린 풀들은 밟히면 영락없이 크게 상할 텐데도 의연한 모습으로 자리를 잡고
자라고 있었다.
이들이 없었다면 다소 삭막했을 텐데 다행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들이 보여주는 작지만
강인한 생명력을 구경하게 하려면 조심조심 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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