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KOSTANZ 5 - BBQ 파티
Posted 2011. 12. 7.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소들이 밥을 벅는다. 우리도 밥을 먹어야 한다. 토요일 아침부터 스파, 박물관, 가벼운 등산을 마친 우리를 위해 바베큐 파티가 기다리고 있었다. 아침은 맥모닝으로, 점심은 한인식당에서 버섯전골과 감자탕을 맛있게 먹었는데, 저녁 바베큐 파티가 숙소에서 열린 것이다.
주방에서 야채를 썰고 다듬는 일은 뭇 자매들을 제치고 의전국 책임간사로 애쓴 민수의 몫이다.칼질하는 모습과 일정한 크기로 썰어 놓은 오이 크기에서 짐작되는 대로 바른생활 맨인 민수는 해인이와 함께 사는데, 작년에 내가 방문했을 때는 마당에 작은 딸기밭을 가꾸고 있었다. 나이보다 한참 어려 보이는 동안이지만, 서른을 갓 넘긴 일등 신랑감이다.
올해는 의전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섬겼지만, 혜민은 뉴코에서 자타 공인하는 실력파 요리사다. 그러니까 민수나 다른 형제들이 요리사 또는 보조라면 혜민은 주방장이라고 볼 수 있다. 손이 크고 빠르며, 맛을 잘 낸다. 작년에 혜민이 손질하고 끓인 홍합탕은 강사들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코스타 이후에도 강사들과 간사들을 신혼집으로 불러 월남쌈 등 비장의 무기로 죽여준다고 하는데, 나는 이상하게도 작년과 올해 모두 다른 친구들과 다니느라 그녀의 솜씨를 전해 들어야만 했다.
토요일밤 바베큐 파티에서 모두의 찬사를 들은 양고기도 혜민이 양념한 것이다. 내가 먹었던 양고기 가운데 작년 가을 케이프타운에서 먹은 양갈비와 더불어 흠잡을 데 없는 맛있는 요리였다. 내년에도 가능한 거지?^^
가만 보면 나보다 로즈마리 주변에 사람이 많이 몰리는 것 같다. 그녀에겐 사람을 편하게 만드는 뭔가가 있는 것 같다. 폴모, 정경 등과 마늘을 까는 것 같은데, 뭔 대목에서 저리 빵 터졌을까?
잠시 후면 고기를 구워낼 숯불이 잘 타오르고 있다. 폴 투르니에가 그랬지. 사람이 혼자 할 수 없는 게 두 가지 있다고. 결혼과 교회. 저렇게 서로 연결되고 불타올라야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다. 먹는 이들은 잘 몰라도 저렇게 쎈 불을 만들기 위해 밖에서 애쓴 이들이 있다.
처음이 어렵지, 일단 불이 붙으면 그냥 가는 거다. 삼겹살, 목살, 쇠고기, 양고기, 버섯, 새우와 홍합이 불판에 올리는 족족 잘 구워져 배달됐다. 장소와 음식이 좋은데다, 함께하는 사람들까지 마음이 하나 되니, 잔치도 이런 큰 잔치가 없다.
고기만 아니라 야채와 파절이, 샐러드에 쌈장까지 완벽하게 준비됐다. 이쯤 되면 한국에서보다 더 잘 차려진 상이다. 다들 평소보다 두 배쯤은 먹어대지 않았을까. 메인 테이블에 앉은 우리 - 정민영 선교사, 김도현 교수, 홍현민 선교사, 유임근 목사(코스타 국제총무), 윤석 목사(뉴코 대표) 등 - 는 쉴새 없이 쏟아지는 릴레이 유머와 경험담을 곁들여 우리가 가진 작은 것으로 나흘간 섬긴 것보다 더 따뜻하고 풍성한 섬김을 받았다.
불판조 5인방이 약간은 어색한 포즈를 취했다. 태민, 해인, 세원, 폴윤 그리고 혜민과 함께 사는 경재가 두 시간 넘게 고기를 던지고 뒤집고 잘라서 접시에 담아 배달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굽고 연기 마시느라 제대로들 못 먹었을 텐데도 시종 즐겁게 일하는 친구들 덕분에 풍성한 저녁상을 받을 수 있었다. 그날 먹은 사람들을 대표해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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