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ing with PaulMo 2 - 와이토모 반디벌레 동굴
Posted 2011. 12. 21.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폴모와 1박2일 여행의 첫 코스로 향한 곳은 와이토모(Waitomo)에 있는 반디벌레 동굴 탐험이었다. 사실 출국 전에 내가 예상한 루트는 코스타를 마치고 금토 양일간 강사들과 의전팀이 작년처럼 로토루아(Rotorua) 여행을 하는 걸 상정하고, 오클랜드 북쪽으로 1박2일 여행을 한 다음에 남은 하루는 오클랜드 시티 투어를 주로 해인과 함께하면서 폴모가 휴가가 되면 그 여정에 동행할 수 있겠거니 하는 거였다.
그런데 예상대로 되지 않았다. 우선 올해 강사들과 의전팀 여행이 로토루아에서 오클랜드 시티투어로 바뀌었고, 코스타에서 총무로 섬긴 해인의 휴가 일정이 월요일까지여서 화수 양일간은 함께하기 어려웠다. 설사 휴가를 낼 수 있었어도 코스타 준비와 진행, 정리 등 격무를 마치고 지쳐 있는 해인에게 나머지 여정 안내를 부탁하는 건 무리였다. 다행히 폴모가 이번 코스타에선 간사나 조장을 맡지 않아 덜 지쳐 있고^^,장장 6주간의 휴가를 이미 내서 우리와 함께하는 히든 카드로 준비되고 있었다.
로즈마리가 잔뜩 기대하고 있는 팜 투어(Farm Tour)를 할 수 있는 로토루아는 수요일에 돌아보기로 하고, 해인과 폴모가 생각한 화요일 일정은 와이토모의 반디벌레 동굴을 본 다음, 뉴질랜드에서 제일 큰 호수인 타우포 호수(Lake Taupo)와 후카 폭포(Huka Falls)를 구경한 다음 로토루아에 도착해 쉬는 거였다. 나중에 알았지만, 꽤 긴 거리를 운전해야 하는 만만치 않은 코스였는데, 뉴질랜드의 자연을 보고 싶다는 우리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둘이 고심하며 만든 코스 같았다.
뉴질랜드의 Must See 중 하나로 꼽히는 와이토모 동굴은 아래 사진에 나오는 것처럼 배를 타고 가면서 반딧불을 볼 수 있는 굉장한 장소로, 우리는 3시간 정도 걸리는 $79짜리 루아쿠리 동굴과 반딧불 탐험 콤보 코스를 택했다. 와이토모는 마오리어로 구멍을 따라 흐르는 물이란 뜻.
동굴로 들어가는 입구는 캄캄한 나선형 계단을 따라 지하로 2, 30미터쯤 내려가야 만날 수 있었는데, 극적인 재미와 감동을 위해 선두 그룹이 계단을 지나갈 때마다 발밑에서 약한 조명이 켜지면서 아래로 다 내려가 위를 올려보면 별의 세례를 받는 것 같기도 하고, 우주선에 탑승한 듯한 느낌을 주는 신기한 구조였다. 일단 출발은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했다.
처음엔 반딧불이라 해서 잔디 위를 날아다니면서 빛을 내는 하루살이 같은 곤충이겠거니 하고 생각했는데, 이곳의 반디벌레(Glowworm)는 거미같은 빛을 반사하는 유충으로 뉴질랜드에서만 서식한다고 한다. 알에서 부화한 유충은 끈적끈적한 실을 내려 걸려드는 먹이를 섭취하는데, 3mm도 안 되는 작은 크기에도 눈에 띌 정도의 빛을 발하며 9개월에 걸쳐 번데기로 자란 다음 성충이 된다고 한다.
동굴 안은 각양각색의 종유석과 석순이 위와 아래로부터 자라거나 솟아올라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동굴이 3천만년 전엔 바다 밑에 위치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석회암 화석층도 잘 보존돼 있었다.
동굴 안에선 원칙적으로 플래시를 터뜨릴 수 없어 발광금지 모드로 찍어야 했는데, 나중에 맥북의 사진 관리 프로그램인 iPhoto에서 간단한 화질 보정을 하니 그런대로 볼만했다. 동굴속 풍경도 신기하고, 디카나 맥북의 기술도 내심 신기했다. 자연의 경이 앞에서 나는 약간 얼어 붙었는데, 로즈마리는 마냥 신이 난 표정이다.
동굴 탐험 마지막 부분에 배를 타고 나오면서 반디벌레들의 군집을 구경했는데, 매표소 요금표와 각종 브로셔에 소개된 매력적인 장면이었지만, 아쉽게도 그 장면을 찍을 수는 없었다. 가이드가 앞에서 안내하면서 중간중간 자세히 설명해 주는 그 영어를 다 알아들을 수 없었던 탓도 있지만, 평소 동굴 속 세계에 대한 이해가 별로 없던 나는 전체적으로 지하 동굴로 내려가는 입구와 배를 타고 나오는 출구의 구성 같은 게 더 좋았던 것 같다.^^ 동굴에서 나오니 청명한 한낮 와이토모 풍경이 앞으로 더 멋진 곳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말해 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실제로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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