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몇 개
Posted 2012. 5. 10.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Joyful Taipei
타이뻬이에서 찍은 사진들 가운데 숫자가 나오는 것 몇 개를 묶어봤다. 공항에서 호텔로 가려면 공항버스 격인 좌석버스를 타야 하는데, 대개는 타이뻬이 메인 역을 지나간다. 우리의 서울역쯤 되는데, 철도와 지하철, 버스 여행의 출발점이다. 이때가 1시 반쯤 됐을 땐데, 기온은 무려 32도를 가리키고 있다.
여행을 앞두고 인터넷으로 주간 날씨를 검색하면서 매일 비가 온다길래 우산이며 우비까지 갖고들 왔는데, 사흘 내내 비 구경은 못하고 때이른 여름 날씨에 시내를 조금만 걸어도 쉬 지쳤다. 그래도 이곳 사람들 말로는 이 정도 더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니, 본격적인 여름 시즌이면 온 나라가 지글지글 할 것 같았다.
지하철은 곧 들어올 열차를 안내하면서 오늘의 날씨도 예보하고 있다. 최고 기온이 34도에 이르고, 천둥과 함께 비가 올 거라는 어려운 한자 뇌진우(雷陣雨)는 Thundershower라 병기해 놓았는데, 확율은 40%다. 날씨를 천기(天氣)로 부르는데 아주 리얼한 표현아다. 그런데 이 사람들, 함부로 천기를 누설하고 있네.^^
주유소의 기름값을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옥탄가 차이에 따라 리터당 36.7 달러에서 33.2 달러니 리터당 1,500원이 채 안 되는 준수한 가격이다. 대만도 산유국이 아닌 것 같은데, 이쯤 되면 우리만 바가지 쓰는 건가. 어서오시라는 인사와 주정차 금지 안내판도 죄다 네 글자다.
둘째날 우라이에서 탄 꼬마 기차는 최고속도가 23km인데, 천천히 달리다가 곡선 주로에서 살짝 스릴이 느껴졌다. 고개를 내밀고 앞 사람 사진을 찍으려는 찰나에 짧은 곡선 터널로 진입하는 바람에 황급히 다시 고개를 잡아당겨야 했다.
길을 걷다가 병원이 보였는데, 진료 시간 안내판을 걸어놨다. 재미 있는 것은, 월화수가 아니라 일이삼이다. 그러니까 수요일은 3일이 되는 셈이다. 한 주의 흐름을 7일로 정한 건 성경이 원조격인데, 이 사람들 뭘 아는 것 같았다.^^ 일요일만 7일이 아니라 성기일(星期日)로 쓰는데, 직장인들을 위해선지 고맙게도 화수금 주중 사흘은 저녁 진료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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