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통 용캉우육면
Posted 2012. 5. 15.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Joyful Taipei
전부터 여행3락으로 먹고 보고 사는 걸 들었는데, 아무래도 그 중에 제일은 먹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이국적인 풍경과 그네들 사는 모습 보는 걸 제일로 칠 수도 있는데, 둘 다 막상막하 난형난제 동전의 양면으로 보는 게 맞을 게다,
이번 타이뻬이 여행에서 우리가 제일 처음 먹은 음식은 용캉지에의 50년 된 식당 용캉니우로우미옌(永康牛肉麵)에서 먹은 우육면이다. 1963년에 시작한 이 식당은 40주년 기념 간판도 달아놓았는데, 내년에는 50주년 간판으로 바꿔놓을 것 같다.
3시 반쯤 됐는데도 먼저 온 대기 손님들이 있어 10여 분 기다리다 들어간 홀은 크지도 작지도 않은 평범한 식당이었지만, 빈 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많이 더워 뜨거운 우육면보다는 먼저 눈에 띈 근처의 또 다른 유명한 야끼만두집 동문교자관(東門餃子館)에서 군만두를 먹을까도 했지만, 점심 장사와 저녁 장사 사이에 쉬는 시간이라며 손님을 안 받아 원래 계획했던 이 집엘 온 것이다.
식당 안에는 현지인들을 위한 중국어 메뉴판만 걸어놓고, 식당 밖엔 우리 같은 외지인들을 위한 그림 메뉴판을 한자와 영어, 일어로 표시해 놨다.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집이란 뜻일 게다. 아직 한글은 병기돼 있지 않았는데, 조만간 한글 메뉴도 등극할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밖에서 기다릴 때부터 오픈된 주방 한쪽에서 오래 된 대나무 통 같은 걸 쌓아놓고 조리하는 모습이 신기해 보여 저것도 하나 먹어보자 해서 하나 시킨 게 먼저 나왔는데, 粉蒸排骨로 쓰인 한자도 어렵고, Steamed Hog Spareribs라는 영어도 어렵긴 매한가지다. 먹어보니 돼지갈비 조각 몇 개와 고구마가 들어간 찐밥이었는데, 생각보다 양이 많지 않아 다행이었다.^^ 값은 4천원.
우육면은 Beef Noodles란 말 그대로 쇠고기가 들어간 대만식 국수인데, 먹음직스럽고 보기에도 좋은 큼지막한 쇠고기 덩어리가 여러 개 들어있었다. 타이뻬이와 강남 딘타이펑에서도 우육면을 먹어본 적 있는데, 거기도 쇠고기 덩어리가 들어있긴 했지만 이렇게 많진 않았던 것 같다. 그러니까 이 집은 상호처럼 우육면만 전문으로 파는 식당이었다. 맑은 것과 약간 매운 걸 두 개씩 시켰다.
문제는, 이걸 먹기 전에 호텔에서 용캉지에까지 32도의 거리를 30여 분 걸으면서 더위를 먼저 먹었다는 건데, 이 상황에서는 냉면이나 비빔국수 같은 시원한 음식 아니고선 그 어떤 별미도 제대로 맛을 느끼기 어려웠다. 그래도 언제 우리가 이런 거 먹었보겠냐면서 천천히 깨끗이들 비워냈다. 한 그릇에 180원이니까 7,200원인데, 800원 더 내면 대 자가 나온다. 반찬은 접시당 1,500원 정도 하는데 안 시켜도 무방하다.
50년 동안 우육면으로 이름을 낸 이 집의 우육면이 타이뻬이 최고인지 여부는 한 번 먹어본 우리가 판단할 몫은 아니겠지만, 대체로 높은 점수를 줄만한 식당이었다. 더위 뒤에 먹지 않고 조금 선선할 때 찾으면 뜨끈하고 살짝 느끼한 국물이 땡길 것 같기도 한데, 국수와 국물맛이야 우리 게 나아보이지만, 저 뭉태기 쇠고기들만큼은 다시 한 번 씹어 먹고 싶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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