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년들이 졸지 않게 강의하자
Posted 2010. 4. 21. 23:35,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지난주와 이번주 수요일 저녁엔 신촌에 있는 대현교회에서 강의가 있었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그것도 수요예배 시간을 맡았으니 흔치 않은 경험을 한 셈이다. 청년들이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토요일이나 주일 오후의 강의는 오랫동안 종종 할 기회가 있었지만, 장년들 대상의 강의는 몇 번 안 해 봤다.
전문적인 스피커도 아니고, 무엇보다도 목회자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5, 60대와 개중에는 70대도 있는 장년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건 색다른 경험이었다. 주제는 같더라도
사용하는 언어와 사례, 표현들은 청년들과 달라야 했다. 무엇보다도 쉽고 재미있게 하지 않으면 집중을 잘
안 해주기 때문이다. PPT도 가급적이면 숫자를 줄이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를 많이 하는 성육신하는
수고가 없이는 도무지 소통이 잘 되지 않는다. 다행스럽게도 2주 연속으로 하게 되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 한 가지 좋은 점은, 어른들이라 너무 길게 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 딱 한 시간씩 한 것이다.^^
하느라고 했지만, 역시 장년 대상 강의는 쉽지 않았다. 앞으로 비슷한 다른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겠지만,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 강의를 좀 더 쉽고 재미있고 여유있게 하는 감을 길러야 할 필요를 느낀다. 내용도
알차고 좋아야겠지만, 전달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강의를 마치니 담임목사가 수고하셨다며 봉투를 건넨다. 두 주치를 한꺼번에 받으니 제법 두툼했다.
얼마가 됐든 준비한 수고에 대한 작은 격려도 되었지만, 아울러서 청중의 필요를 채워주는 만족도 높은
강의를 했을지 조금 걱정도 된다. 다시 부르고 싶은, 다시 듣고 싶은 강의를 했는지 정직하게 자신을
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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