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어 타이어가 없어서
Posted 2010. 4. 23. 09:49,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수요일 저녁 9시쯤 되어 강의를 마치고 서강대교로 향하는데 다다다다 소리가 나길래 중앙선을 달리다가 차선변경을 해서 길가에 세운 다음 내려 살펴보니, 아뿔사! 운전석 바퀴가 펑크나 주저앉아 있었다. 비도 부슬부슬 오는데 난감했다. 게다가 작년에 조수석 타이어가 펑크났을 때 갈아끼운 스페어 타이어를 차일피일하면서 채워넣지 않은 상태라 타이어 수리가 안 되면 새 타이어로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보험사의 긴급출동서비스를 부르니 다행히 10분도 안돼 도착했다. 타이어를 살펴보더니 펑크난 게 아니라 찢어져 수리는 안 되고 교체해야 하는데, 카센터들이 다 문 닫은 시간이라며 가까운 카센터에 주차하고 내일 아침 찾아가든지, 집까지 견인해 가려면 10Km까진 무료고, 그 다음은 1Km당 2천원씩 내든지선택하라고 한다. 여기에 두고 지하철 갈아타고 버스 타고 해서 집에 가지니 2시간은 걸릴 것 같고, 그렇다고 좀 편하게 가자니 신촌에서 하남까진 40Km 가까이 될 텐데, 쌩돈 4-5만원을 내야 할 판이었다.
둘 다 하기 싫었다. 마침 어머니 생각이 나 차를 여기에 두고 보광동에 가서 자면 될 것 같아 전화를 드렸더니 당연히 오라고 하신다. 카센터에서 200m쯤 걸으니 6호선 광흥창역이 나왔다. 처음 보는 역 이름에 어떻게 연결되는지 궁금했는데, 내려가 노선도를 보니 이태원역까지 대여섯 역만 가면 된다. 보광동까진 3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였다. 불행중 다행이었다.
10시쯤 되어 찾아가니 어머님은 반겨주시고, 곧 이어 중간고사를 마치고 들어오는 작은 조카와 야식 시켜 먹었다. 아침에 일어나 형수가 해 주신 밥을 먹고 다시 광흥창역으로 가 타이어를 교체했다. 네 바퀴 다 바끌 시기가 됐지만, 터진 바퀴만 바꿔 끼우고 저녁 때 코스트코에 가서 세트로 갈아 끼우고, 운전석 새 바퀴는 스페어 자리에 채워 넣기로 했다. 스페어 타이어가 있었으면 그 자리에서 간단히 교체하고 네 개만 사도 될 것을 졸지에 다섯 개를 사야 했지만, 안전 수업료 톡톡이 치른 셈 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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