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치인가, 갈치인가
Posted 2013. 3. 1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쓸 때가 있는데, 사투리가 심한 부산은 더할 것이다. 송정 해안에 자리 잡은 생선집들이 내가
평소에 알고 있는 것과 다른 부산식 이름으로 간판을 내건 게 눈에 띄었다. 갈치를 칼치로,
꼼장어를 곰장어로 썼는데, 맞고 틀리고를 떠나 정감이 넘치고 개성 있어 보였다.
꼼장어를 곰장어라 쓴 건, 짜장면을 자장면으로 쓰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우린 보통
꼼장어라 쓰는데, 틀린 말은 아니지만 사전엔 곰장어가 더 맞는 표현으로 나온다. 춤추는
곰장어, 산 곰장어에서 꿈틀거리는 힘이 느껴진다. 갈치를 칼치로 쓴 건 이 생선의 모양새와
관련된 듯 싶어 차라리 귀여웠는데, 강원도와 경상도에선 칼치라고 쓰는 것 같다.
아예 대게 조은날로 달아놓았다. 좋은날을 조은날로 재밌게 써 놓은 건데, 이상하게도 어감상
대개(Always) 좋은날. 되게(Very very) 좋은날 생각이 들게 만들면서 절묘한 말부림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큰 항구 도시 부산이기에 해산물이 없는 게 없을 정도겠지만, 대게 하면 다른 도시가
떠오르기도 하고, 이미 점심, 저녁으로 모듬회와 갈치 요리를 푸짐하게 먹은 터라 미안하지만
대게는 안중에 안 들어왔다. 어쨌든 잘해야 몇 달에 한 번 정도 먹을 수 있는 것들을 하루에
다 먹어 치웠으니, 운수는 겁나게 조은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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