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사한 어울림
Posted 2010. 4. 26. 10:16,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
계원대 후문을 나오면 모락산 등산로까지 50여 미터에 이르는 돌담길이 나온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는
3월 중순부터 산에 오르기 전 이제나 저제나 꽃소식이 있을까 학수고대하며 지나던 길이다.
3월 말쯤 개나리부터 얼굴을 하나 둘 드러내기 시작하더니 4월부터는 생강나무와 진달래에 이어 어느 새 목련과
벚꽃까지 속속 존재감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지난주부터는 아예 한데 어울려 절정을 이루고 있다. 이렇게 꽃길을
만드는 데는 선봉장을 자임한 개나리들의 공도 컸지만, 아무래도 눈이 부시도록 하얀 자태를 만천하에 드러내는
벚꽃의 역할이 컸던 것 같다.
며칠간 산 입구의 꽃들이 전해 주는 환영송에 취해 있었는데, 이번엔 공터 텃밭에 누군가 가꾸고 있는 파들이
고개를 들기 시작하더니 다 자라 봄꽃들과 완연히 대비되는 색채로 이 길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켜 주었다.
사랑스런 이 길을 어찌 아니 걸으리요. 문득 이 길을 걷는 이들은 모두가 연인이라도 된 듯 싶었다.
'I'm wandering > I'm a pedestria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상에서 하고 싶은 일 한 가지 (2) | 2010.04.30 |
---|---|
벚꽃 팝콘 (6) | 2010.04.27 |
수락산에 오르다 (2) | 2010.04.25 |
강변 주민들의 성난 민심 (2) | 2010.04.24 |
양평 청계산에 오르다 (4) | 2010.04.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