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동 라멘집 멘야 산다이메
Posted 2014. 5. 1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강남 논현동 뒷골목에 괜찮은 라멘집이 있다는 말을 듣고 5월 황금연휴 마지막날에 가족과 함께 찾아가 봤다. 멘야산다이메란 가게의 일본 이름은 뭔 뜻인지 감이 안 잡히지만, 멘야(麵屋)는 국수집이란 말이고, 산다이메(三代目)가 가게 이름이다. 홍대, 이태원, 대학로, 건대 등 맛집이 많은 동네에도 체인이 있다고 한다.
가게 정면의 도쿄 돈코츠(東京とんこつ)는 돼지뼈를 우려서 육수를 만드는 돈코츠(豚骨) 라멘집이란 말이고, 왼쪽 등엔 세로로 크게 라~멘이라 써 있다. 좁은 골목길이지만 네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라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는데, 리츠칼튼 건너편 골목이니 교보타워에서도 걸을 만한 거리이다. 가게 앞에 두 대 정도의 주차공간이 있고, 테이블 몇 개와 다찌 형식의 주방이 있는 아담한 가게인데, 종업원들은 일본인들로 보였다.
1번 메뉴 격인 돈코츠 2개와 면 따로 국물 따로 나오는 쯔케멘, 매콤하다는 카라쿠치 라멘 하나씩 시켰는데, 반숙 계란을 추가로 올려달라고 했다. 파썰이와 숙주가 큼지막한 김과 얹혀 나오고,숯불맛이 살짝 나는 큼지막한 차슈가 두 개씩 들어 있어 다들 만족스럽게 먹었다. 돼지뼈 국물 베이스라서 구수하고 고소한 맛이 약간 진하게 났다.
내가 시킨 건 카라쿠치 라멘인데, 약간 얼큰한 게 해장국 맛이 났다. 아이들이 시킨 돈코츠보다 내 입맛엔 더 맞는 것 같았다. 국물은 진하고 약간 짠 맛이 느껴졌는데, 식성 좋은 이들은 공기밥 하나 말아 먹으면 포만감을 느길 것 같다.
아내는 작년 여름 도쿄여행에서 처음 먹어보고 그 맛을 잊지 못하던 쯔케멘(つけめん)을 시켰는데, 우리가 따로 주문을 하지 않아선지는 몰라도 그때 먹었던 차가운 국물이 아니라 따뜻한 국물이 나왔다. 쯔케멘은 면을 다 찍어먹고나서 남은 국물을 희석해 달라고 해서 마셔준다는데, 다음에 먹을 땐 그렇게 해 봐야겠다.
작년여름 도쿄 여행중에 맛본 환상적인 아후리 쯔케멘 (7/23/13)
라멘이 나오기 전에 야끼교자 두 판이 먼저 나왔는데, 라멘집에서 먹는 군만두가 대개 그렇듯이 프라이팬에 구운 한쪽이 바삭하게 연결돼 있어 보암직했다. 거의 튀겨나오다시피 하는 중국집 군만두에 비해 약간 작지만, 한쪽을 굽지 않아서인지 촉촉한 맛도 났다.
도쿄에선 이렇게 먹으면서 나마비루를 곁들이기도 했지만, 여긴 서울이니 그냥 라멘맛에 집중하기로 했다. 4만 천원 나왔다. 계산하면서 보니 카운터 앞에 손글씨 메모가 붙어 있었는데, 대충 보니 일본 유학생들이 학생증을 보이면 50% 할인한다는 내용이었다. 고향맛을 저렴하게 선물하려는 선의가 느껴졌다.
'I'm wandering > 百味百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기 굽는 카페 조선 (2) | 2014.06.02 |
---|---|
감자옹심이만두와 콩나물국밥 (2) | 2014.05.22 |
도봉산 도루묵 구이 (0) | 2014.05.13 |
조촐한 밥상 (2) | 2014.05.09 |
은주가 준 와인 (2) | 2014.05.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