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isii Tokyo 4 - 하라주쿠 아후리 쯔께멘
Posted 2013. 7. 23.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Oisii Japan라멘의 본고장에서 아홉 끼 가운데 최소한 두세 번은 먹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g. 건대 앞 우마이도 같은 일본 라멘집을 통해 맛있다는 건 알고 있고 평소 면 러버로 자처하는 나. 모처럼 둘의 의견도 일치됐겠다, 맛집 담당 g가 이끄는대로 세 군데를 갔다가 결국 두 번을 먹었으니, 라멘에 대한 예의는 지킨 것 같다.
셋째날, 그러니까 찌는듯한 사우나 폭염이 일본 전역에 몰려온 토요일 점심에 하라주쿠에 있는 라멘집 아후리를 찾았다. 점심 때라 한 시간쯤은 기다릴 걸 각오하란 g의 예방주사가 있었지만, 아침부터 메이지 신궁을 찾아 걷고 또 걸은 우린 제발 줄이 짧기만을 학수고대했다. 우리의 염원이 간절했던듯, 다행히 밖에서 10분, 안에서 10분 정도 기다린 후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일본 라멘집은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하거나 직원에게 돈을 내지 않고 식당 한 구석에 놓인 메뉴가 적힌 자판기에 돈을 넣고 원하는 메뉴를 눌러 표가 나오면 그걸 주방에 전달하고 기다리면 서빙되는 시스템이었다. 계산하는 직원을 따로 두지 않아도 되고, 요리하다가 돈 받고 거슬러 주는 번거로움이 없어 위생적으로도 좋아보였다. 이 집의 대표 메뉴 쯔께멘 셋과 유즈시오멘(유자 라멘) 하나, 그리고 차슈동 하나를 시켰다.
정방형으로 된 실내는 가운데에 주방이 있어 면을 삶아 건지고, 이런저런 조리하는 장면을 바라보며 기다리게 돼 있다. 마침 한국인 스태프가 있어 면을 차갑게 할지 뜨겁게 할지, 쏘스를 진하게 할지 연하게 할지 등 고객의 취향에 따라 조리하는 데 필요한 주문을 해결해 주었다, 이런 맛집을 찾은 손님들은 대개 음식에 집중하면서 소문난 맛의 비밀을 눈과 코 그리고 혀로 감별해 내려는 경향이 있어 소란하거나 번잡하지 않아 분위기가 좋았다.
5분 정도 지나자 쯔께멘이 나왔다, 쯔께멘(つけめん)은 우리가 먹는 라면처럼 국물과 면을 함께 끓이지 않고 면 따로 국물 따로 해서 진한 국물에 찍어서 먹는 면을 말한다. 진하고 고소한 쏘스엔 유자향이 들어 있었다, 이 쏘스를 어떤 재료를 써서 만드느냐에 따라 다양한 맛이 나는데, 지역마다 고유의 쯔께멘을 낸다고 한다.
라멘 위에 얹히는 넓적한 돼지 등심이나 삼겹살을 차슈라고 하는데, 보통은 큼지막한 게 1-2개 들어 있는데, 쯔께멘은 젓가락으로 면과 함께 집어 먹기 편하라고 작은 크기로 썰어 나온다. 쯔게멘은 이번에 처음 먹어봤는데, 꼬불거리지 않는 면과 파드득 나물이 들어간 고명도 맛있지만, 도대체 뭘 넣고 어떻게 만들었는지, 조금 느끼한듯 하면서도 물리지 않는 쏘스의 맛이 가히 환상적이었다.
밥 공기에 담겨 나온 차슈동은 라멘과 함께 먹는 사이드 메뉴 격이었는데, 석쇠에 구운 두툼한 삼겹살에서 나는 스모키한 향과 맛이 일품이었다. 무즙이 얹혀 있고, 차슈 아래엔 밥이 있는 덮밥 스타일인데, 비벼 먹어도 되고, 따로따로 재료의 맛을 음미하면서 먹어도 되는 스페셜 메뉴였다. 쯔께멘이나 차슈동 둘 다 은근히 중독성이 있는 맛이다. 하라주쿠 외에도 에비스에도 아후리가 있다고 한다.
'I'm traveling > Oisii Japan' 카테고리의 다른 글
Oisii Tokyo 6 - 하라주쿠 타코야끼 (8) | 2013.07.25 |
---|---|
Oisii Tokyo 5 - 시모기타자와 히로키 오코노미야끼 (2) | 2013.07.24 |
Oisii Tokyo 3 - 쯔키치 시장 스시잔마이 (8) | 2013.07.19 |
Oisii Tokyo 2 - 이자카야에서 먹은 사시미 (6) | 2013.07.18 |
Oisii Tokyo 1 - 니혼바시 카네코한노스케 텐동 (4) | 2013.0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