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지다
Posted 2015. 4. 3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생각해 보면 올봄만큼 진달래 타령을 한 적이 없는 것 같다. 3월 하순부터 예닐곱
번은 진달래 얘길해서 자주 들어오는 독자들은 이 양반 조금 심하네, 했을지 모르겠다.
다른 데선 몰라도 적어도 이 공간에서만큼은 진달래는 봄꽃의 대명사가 됐을 정도다.
예쁜 꽃을 봐도 데면데면하기 일쑤고 공감력이 떨어져 별로 감수성이 풍부하지
못한 내가 왜 진달래에 빠지고, 취하고, 예찬하게 됐나 모르겠다.
사실 진달래는 거의 진 지 오래다. 4월 중순을 지나 하순에 접어들면서 분홍 꽃잎을
땅에 떨어뜨리고 연두색 잎들로 선수 교대를 거진 끝냈다. 이제 웬만한 산에선 진달래는
지고 그보다 색이 진하고 잎이 큰 철쭉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산꼭대기 언저리에나
가야 간혹 늦게 펴서 아직 지지 않고 남아 있는 몇 송이를 볼 수 있을 정도다.
유난히 마음을 주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일까, 올봄 진달래는 막 피어나는 순간부터
절정을 구가(
잃지 않았다. 그만큼 마음자리에 진하게 남아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 어찌 또 내년의
진달래를 기다리지 않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