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궐약수터
Posted 2015. 4. 2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용인 수지 아파트단지들 주변엔 수원 광교산 자락으로 접어드는 산책로들이 잘
꾸며져 있는데, 그 중 한 곳 초입에 돌탑약수터가 조성돼 있었다. 약수터 지붕으로는
조금 과분해 보이는 고급스런 나무지붕에 견고한 돌담까지 디귿 자로 둘러놔 산길
약수터치고는 거의 최고로 멋을 내고 있었다. 바로 옆엔 지붕 달린 전신 거울과
시계도 걸려 있는 게 꽤나 신경써서 만들고 관리되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약수터 바닥엔 대리석 타일까지 넓직하니 깔아 미관과 청결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었는데, 마치 이곳에서 물 관련 수업이라도 열리는 양 책상 하나와 모양이 다른
의자 몇 개도 놓여 있는 게 다른 약수터 풍경과는 사뭇 달라보였다, 약수물이 나오는
배관도 이중으로 튼튼하게 잘 설치해 바가지로 받아 마시는 이들은 물론 물통이나
병에 떠가는 이들을 위해 벽돌 받침대까지 잘 만들어 놓았다.
뒷쪽으로는 키 크고 싱그러운 소나무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산 좋고 물 좋은
쾌적한 인상을 주는데, 보나마나 물맛도 좋고 이용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이쯤 되면
그 동안 이 산 저 산에서 본 약수터들 가운데 손 꼽힐 정도로 여건이 좋은 편인데,
이 동네 사람들이 문패로 달아 놓은 돌탑약수터 정도가 아니라 대궐약수터라
바꿔 불러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