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피티와 낙서금지
Posted 2015. 6. 1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사무실 앞 계원대학은 미술대학이라 그런지 시설 안내 표지나 현수막 등이 대체로
세련되고 깔끔하다. 캠퍼스 본관이나 정문에서 후문으로 통하는 길에서 보이는 건물
외벽도 깨끗하게 단장돼 있는데, 안이나 뒤로 들어가면 재기발랄하고 반항적인 학생을이
벽면에 그라피티 낙서를 잔뜩 해 놓았다. 어떤 건 나름 세련돼 보이지만, 지저분하고
정신 사납게 마구 그려 놓은 것들도 많다.
너무 방치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는지, 그라피티 낙서 위에 낙서금지 안내판이
걸렸다. 정방형에 잘 레이아웃된 멋진 안내판이다. 기존의 낙서를 강제로 지우려는 건
아니고, 더 이상의 낙서나 덧칠은 금하겠단 뜻으로 읽혀졌다. 낙서와 낙서금지가 한데
어울려 있는 것도 보기 나쁘지 않았다. 저 정도면 서로가 할 말을 하면서 공존하고
상호 존중하는 것 같아 보였다.
정문앞엔 육중한 외곽순환도로 교각이 서 있는데, 하나씩 둘씩 학생들이 그림도
그리고 그라피티도 해서 좋은 구경거리가 됐다. 제 꼬리를 물으려는 여우 그림 같이
볼만한 것도 있었지만, 조금 지저분해 보이는 그라피티 낙서도 있었는데, 더 이상
못 봐주겠는지, 아니면 그런 주민들의 신고가 있었는지 지자체에서 낙서금지
대형현수막을 걸더니 어느날 깨끗하게 정리했다(현수막 디자인은 계원대와 동일).
글쎄, 당장 깨끗해진 건 좋은데, 어째 썰렁해 보인다. 다시 학생들의 게릴라 낙서전이
열릴 게 불 보듯 뻔한데, 어떻게 막으려나 모르겠다. 그때마다 페인트 칠하고, cctv 등으로
단속할 수도 있겠지만, 교각 둘레가 8-9m쯤 되고, 롯데마트 4거리부터 얼추 3, 40개나
되는데, 그 많은 페인트를 어찌 감당하려는지. 몇 달 뒤 이 거리 풍경이 어떻게 달라질지
자못 궁금한데, 몇 번 실갱이하다가 학생들이 이긴다에 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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