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포드 대학교회
Posted 2015. 8. 5.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미국 서부 도시들스탠포드 대학은 7-8년 전 겨울에 오하나(Ohana)와의 협력을 위해 팔로 알토(Palo Alto)에 왔을 때 잠깐 들어가 걸어본 적이 있는데, 제대로 보진 못했다. 작년에 이어 인근 산호세(San Jose)에 온 김에 안 가 볼 이유가 없었다, 7월 첫 주일 예배를 마치고 Shiker님의 안내로 대학교회와 미술관을 둘러봤다. 꽤나 무더운 날씨였지만, 역시 가 보길 잘했고, 서부 명문대학의 위상과 분위기를 충분히 맛볼 수 있었다.
미국스럽지 않은 외관의 대학교회는 일단 규모가 제법 컸는데, 프레스코화로 장식한 교회 외벽 정면이며, 좌우로 길게 연결된 회랑(
스탠포드를 와도 이 대학교회를 오픈하는 날과 시간이 한정돼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안 열 이유가 없는 주일 오후에 찾은 관계로 2층을 빼곤 활짝 열린 실내를 맘껏 감상할 수 있었다.^^ 좌우 폭보다 앞뒤 길이가 길고, 돔 형태의 천정까지 공간이 확 트여 있어 들어가면 압도되는 인상을 주는 오래된 성당들처럼 이 교회도 실내에 들어서는 순간 뭔가 신비로운 곳에 발을 내딛은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
실내는 전면은 물론이고 좌우 벽면과 창가 하나하나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대형 성화와 조각상, 스테인드 글라스로 장식돼 있는데, 천지창조부터 성경 속 대표적인 인물과 사건들을 시선과 발길의 흐름에 따라 살펴볼 수 있었다.
작품을 보존하기 위해선지, 아니면 성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려 해서인지 실내 조명을 최소한으로 하고 스테인드 글라스와 천정 돔을 통해 들어오는 빛에 의존해야 했지만, 하나하나가 공들여 세심하게 장식된 것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교회 오른쪽 앞 부분은 툭 튀어나온 게 장의자가 아닌 각의자로 방향을 달리하고 있었는데, 혹 교회 속 교회나 작은 모임을 위해선지 모르겠다. 대충 둘러본 다음 뒷 열 한 구석에 잠시 앉아 남은 여정과 두고 온 가족들을 생각하며 잠시 머리를 숙였다.
교회 밖으로 다시 나오면 좌우로 길게 열주 형식의 회랑이 나 있는데, 운치도 있고, 사진도 잘 나오겠지만, 봄가을이면 몰라도 그늘이긴 해도 이런 날씨에 저 길을 걷다간 제법 지칠 듯 싶었다. 그리고 대학교회 앞 마당엔 유명한 로댕의 작품들이 서 있어 지나다니는 이들을 불러세우고 있었다.
<칼레의 시민>이란 로댕이 1895년 제작한 청동 인물상으로 프랑스 북부 칼레의 여섯 사람의 출처에 대해선 호사가들에 따라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시민 대표라든지 하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는데, 하나같이 죽음을 앞두고 느끼는 공포와 딜레마를 아주 리얼하게 묘사하고 있는 유명한 작품이다. 보는 이들마다 맘에 드는(?) 인물상 앞에서 같은 포즈를 취하면서 사진을 남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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