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 식탐
Posted 2018. 5. 2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수요장에서 사 온 부산 구포국수로 비빔국수를 만들었다. 소면보다 좀 더 쫄깃하다는 중면을 샀는데, 1.4kg 묶음이 얼추 8인분쯤 되어 보였다. 셋이 먹으려고 1/3 조금 넘게 삶았는데 생각보다 양이 많았다. 삶은 국수를 찬물에 휑궈 보울에 담고 비빔쏘스를 눈대중으로 뿌린 다음 쓱쓱 무쳐 대접에 담고 채 쓴 고명을 얹었는데, 남은 건 어차피 내 차지여서 옮겨 담지 않고 보울에 담긴 그대로 먹기 시작했다. 비주얼은 조금 별로지만, 가끔은 이렇게 막 먹어주는 재미가 있다.^^
보울을 조금 얕본 것 같다. 눈대중으론 충분히 먹을 양, 그러니까 곱배기쯤 되어 보이던 게, 먹어도 쉬 줄어들지 않았다. 움푹한 보울을 얕보기도 했지만, 애시당초 국수를 얕본 모양이다. 열심히 먹어서 곱배기 정도를 먹었다 싶었을 때 조금 남겼다. 전성기 땐 국수건 밥이건 아무리 많아도 남기는 법이 없었는데, 이제 그런 무모한 짓은 졸업해야 할듯 싶다. 솔직이 먹을 만큼 먹었으니 조금 남기는 게 별 흠은 아니다. 아예 삶을 때부터 조금 부족한듯 집어야 하는데, 늘 조금 더 넣다 보니 초래된 상황이다.
고기나 다른 음식도 그렇지만, 유난히 국수 같은 면 종류엔 식탐 기가 있다. 보통 식당에서 파는 국수나 파스타는 입에는 물론 코에도 안 차 늘 곱배기를 먹는데, 집에서 만들다 보면 Large나 X Large면 충분한데도 꼭 더블 X Large를 찾는 식이다. 불혹(不惑)에 지천명(知天命)을 지난 지 오래이고 이순(耳順)이 내일 모레니 이제 이런 식탐도 조금 수그러들만도 하건만, 아, 입맛은 아직 청춘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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