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같은 로토루아 박물관
Posted 2010. 12. 11. 06:19,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토요일 오전 신나는 팜 투어를 마치고 점심 때가 되어 마오리 전통 음식을 먹으러 가는 길에 있어 그야말로 사진 찍기 위해 잠깐 들린 곳이 있는데, 이전엔 주정부 청사로 사용하다가 지금은 박물관이 된 건물터였다.
그런데 이 날 따라 날씨도 너무 화창했지만, 멀리서 봐도 무슨 동화 속 궁전 같은 건물의 포스가 장난이 아니었다. 드넓은 앞마당 잔디밭과 양털 구름 둥둥 떠다니는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어찌 보면 위풍당당, 또 어찌 보면 새색시마냥 곱고 얌전하게 자리 잡고 있는지, 연신 셔터를 눌러대며 감탄을 연발하게 한다.
잔디밭만 있으면 심심할까봐 한쪽으로 예쁜 꽃들을 심어놨다. 잔디와 꽃밭, 하늘과 구름이 한데 어울리는 게 마치 파트별로 조화를 잘 이룬 합창이라도 듣는 기분이었다. 짧지만 정말 멋진 순간을 누렸다.
원래 방문하려던 코스가 아닌데, 기사 분이 잠깐 안내한 곳이라 건물 내부는 구경하지 못하고, 중앙 입구의 기념품 샵만 잠깐 눈으로 구경했는데, 이런 건물은 오히려 이렇게 속속들이보다는 겉으로만 구경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첫 인상이 끝내주는 미인을 보는 것처럼.^^
박물관 앞 넓은 잔디 운동장 옆으로 나즈막하지만, 있어보이는 건물이 있었는데, Blue Baths란 뉴질랜드 최초의 공중목욕탕이었다. 1930년대에 오픈했다고 얼핏 본 것 같다.
잔디밭은 굉장히 공들여 관리하는 듯 무척 매끄럽고 짧은 잔디 경기장으로 활용되고 있었는데, 모자부터 셔츠와 바지에 운동화까지 하얀색으로 우아하게 멋을 낸 할머니들이 잔디에서 하는 볼링 경기에 몰두하고 있었다. 부러운 노년 풍경이다.
문득 엊그제 읽은 잡지글이 떠올랐다. <Christianity Today 한국판> 12월호에 내가 좋아하는 고든 맥도날드(Gordon MacDonald) 목사가 동료 목사들의 설교를 논하면서 목사들이 성경만 이야기해선 안 되고, 그 설교를 듣는 성도들의 연령대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인상적인 글이었다. 기사의 제목은 "Incarnate Preaching"이었고, "땅으로 내려온 설교"로 옮겼다. 가령 내 나이대인 50대에게 설교할 때는 그들의 다음과 같은 평소 고민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1. 젊은 사람들이 나를 퇴물 취급하지 않을까?
2. 내 건강이 왜 점차 나빠지는 걸까?
3. 내 주변에는 왜 좋은 친구들이 많지 않을까?
4. 자녀들이 출가하면 우리 부부관계는 어떻게 변할까?
5. 나는 만족스런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걸까?
이 블로그에 들어오는 20대 친구들의 고민도 설교자는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1.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과 차별되는 나만의 개성은 무엇일까?
2. 인생에서 성공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3. 누가 나를 사랑할까, 나는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까?
4. 나는 무엇을 중심으로 살아야 할까?
이런 실제적인 고민과 문제의식이 담긴 설교를 해야 졸지 않고 제대로 듣게 된다는 것이다. 맥도날드가 백 번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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