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초여름인데 거긴 늦가을
Posted 2019. 6. 9.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한국에서 다른 나라로 가는 비행기를 타면 보통은 동서로 대륙을 건너면서 시차가 생기는데 반해서, 뉴질랜드 같은 나라를 가게 되면 남북으로 반구를 건너면서 계절이 바뀌게 된다. 그 동안은 코스타가 열리는 11월 중하순에만 가다 보니 여긴 늦가을인데 늦봄이나 초여름 날씨를 맞곤 했는데, 이번엔 그 정반대가 됐다. 한국은 때이른 더위가 찾아와 30도를 넘나들고 있었는데, 15도 정도라 지내기 딱 좋았다.
가을이 한창을 지나고 있을 때라 이곳 단풍은 어떨까나 했는데, 이렇다 눈에 들어오는 단풍은 볼 수 없었다. 우리네 단풍나무나 은행나무처럼 물이 잘 드는 나무들이 없어 화사한 단풍 기운은 쉬 눈에 띄지 않았는데, 그래도 늦가을인지라 갈색으로 물든 나무들은 여럿 볼 수 있었다. 길고 흰 구름의 나라(Aotearoa)란 이름에 걸맞게 코발트 하늘색과 낮고 길게 떠있는 구름은 여전해 초록 일색이던 11월과는 다른 풍경을 연출했다.
집중했던 워크샵을 마치고도 이런저런 대화와 반가움을 나누다 서너 시를 넘겨 자다 보니 예닐곱 새벽녘에 습관처럼 눈은 떠졌지만 몸이 일어나지진 않아 이번엔 동네 산책은 못했는데, 그래도 창가에서 내다보이는 고즈넉하고 안온한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됐다. 매일 아침 아파트 동네에서 내다보던 풍경과는 뷰가 다른, 질과 밀도가 다른 풍경이 이틀간 몸과 마음을 한껏 채워주었다. 이런 동네, 한 달쯤 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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