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새벽산행
Posted 2020. 1. 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전 날 밤 예보로는 새해 첫 아침 날이 흐리고 눈이 조금 내려 일출은 보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지만, 상관없이 5시 반에 뜨거운 차를 담은 텀블러와 간만에 쓸 일이 생긴 헤드 램프만 챙겨 검단산을 향했다.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 산곡천을 건너 등산로 초입에 이르자 나처럼 새해 첫날 새벽산행을 위해 여기저기서 온 이들이 캄캄한 가운데서도 삼삼오오 그룹을 이루며 걷고 있었다 .
다들 이마나 손끝에서 비추는 작은 불빛에 의지해 천천히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등산객이 앞뒤로 함께 걸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늘어나는 것 같았다. 이 신새벽에, 정상에 이르러도 일출을 못 볼 게 거의 확실한데도, 이리들 산을 찾는 걸 보면, 확실히 새해 첫날이 되었나 보다. 중간쯤 되는 곱돌약수터에 달려 있는 시계는 6시 반을 넘기고, 막대 온도계는 영하 7도를 기록하고 있었다.
시간 반 정도 걸려 정상에 이르자 아직 밝지 않은데도 족히 백 명은 넘어보이는 해맞이객이 넓은 정상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추운 날씨에 언 몸을 이기려는듯, 여기저기서 컵라면 냄새가 났다. 풍물패들도 와서 신년제를 준비했는데, 어차피 해는 못 볼 게 확실해 뜨거운 차를 몇 모금 마신 다음 일출 예상시간 20여분을 남기고 하산하기 시작했다. 해를 못 보는데도 이 정도 인파면, 날이 맑았으면 두세 배는 몰려 받 디딜 틈조차 없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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