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를 찾았군
Posted 2020. 3. 19.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식탁 옆 장식장 위에 놓여 있던 키위 열쇠 걸이가 제자리를 찾아 날아갔다(뉴질랜드 키위는 날지 못하니까 우리가 옮겨주었다^^). 요즘은 열쇠를 많이 안 쓰게 돼 딱히 이 걸이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차선책으로 장식품 역할만 하던 차였다. 아내가 엊그제 현관 앞 신발장 벽에 옮겨 붙이더니 식구들의 마스크 보관소가 되었다. 마침 양면 테이프가 붙어 있어서 높이만 맞춰 다니 딱 제자리가 됐다.
3년 전에 사 온 건데, 아주 예쁘거나 멋있지도, 깜찍하거나 앙증맞지도 않고, 굳이 실용적이지도 않은 걸 딱히 왜 사 왔는지 몰라 살짝 천덕꾸러기가 되고 있었는데, 비로소 제 구실을 하게 되었다. 물건이란 게 다 명분과 쓸모가 있는 법이지만, 긴요하지도 돋보이지도 않는 것들은 소홀해지고 그러다가 잊혀지기 십상인데, 요즘 같이 외출할 땐 일상으로 마스크를 써야 하는 상황에선 새삼 용도를 재발견해 소소한 반가움을 맛보게 해 준다.
아마 보통 때도 마스크를 한두 번 쓰고 버리진 않았겠지만, 요즘처럼 가능한 한 몇 번씩, 아니 최대한 써야 하는 상황에선 쓰고 나갔다가 돌아온 후 바람 통하는 곳에 두었다가 이렇게 걸어두면 다시 나갈 때 착용하기가 간편해진다. 그렇잖아도 마스크 쓰고 다니는 게 익숙하지 않아 종종 까먹고 현관을 나섰다가 엘리베이터 타기 전에 아차, 하면서 돌아오길 거듭했는데, 덕분에 나가면서 바로 착용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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