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세콰이어길을 수놓은 맥문동
Posted 2021. 9. 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올여름에도 키 큰 메타세콰이어가 1km 정도 좌우로 일정 간격으로 도열해 있는 산책로는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산보객들로 한가할 틈이 없었다. 게다가 이 길 초입에 8월 한 달 간 시원한 무료생수 냉장고까지 설치돼 참새방앗간처럼 손에 하나씩 들고 오가는 행렬로 북적였다. 하루 종일 아무 때니 걷기 좋은 가을이 됐으니, 이 길을 찾는 이들은 더욱 늘어날 기세이다.
여름 한철, 푸르기만 했던 이 길에 보라색 맥문동이 자라면서 컬러 보색을 이루어 주었다. 잡풀이 자라던 걸 제거해 아무것도 없던 자리에 심어 놓은 것들이 제철을 맞아 피어난 것인데, 마치 메타세콰이어에게는 위를 맡기고, 아래는 자신이 맡겠다는 것처럼 보였다. 맥문동은 아파트 단지들에서도 볼 수 있는데, 생긴 게 풀과 꽃의 중간쯤 되어 보여 어디서나 수수하게 잘 어울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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