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석 생각
Posted 2011. 3. 19. 09:11,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지난주 토요일 오후. 팔당역 뒤에 주차하고 율리고개로 해서 직녀-견우봉을 올랐다. 배낭에 오랜만에 깔판과 함께 고종석 책을 넣고 가서 두물머리 내려보는 풍경이 좋은 견우봉에서 30분쯤 읽고 왔다.
봄이 왔지만 3월의 오후는 그쯤 앉아 있으려니 온기가 사라지길래 일어섰지, 날만 좀 좋았으면 한 시간은 앉았다 왔을 거다. 그동안은 아무 바위에나 걸터앉았다 왔는데, 깔판이 그리 편한지 몰랐다. 산 정상의 독서는 더 말할 나위 없고.
거실 책꽂이 한 칸 넘게 고종석 책이 꽂혀 있다. 아마 강준만 책 말고 제일 많이 샀지 않나 싶다. 초기작 한두 권을 빼곤 다 있는 것 같다. 법학을 공부한 다음 언어학을 공부하고 저널리스트로 일했던 그의 책은 문장과 언어 감각이 뛰어나 십여 년 전 <인물과 사상>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다음부터 애독자가 되었다.
학번도 나와 같고, 생각의 지향점도 쉽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 무한애정까지는 아니어도 적어도 책이 나올 떼마다 초판을 사 줄 수 있고, 이십여 권이 넘었지만 아직까진 서로 그 신뢰를 깨뜨리지 않고 있다.
<독고준>은 소설가 아버지의 일기를 읽으면서 영문학 교수인 딸이 갖게 되는 상념들을 소설 형식으로 담아낸다. 고종석은 아버지의 일기와 딸의 생각을 통해 독자들에게 이중으로 말을 건다. 이 소설의 표제가 된 최인훈의 연작장편 <회색인>과 <서유기>의 주인공이 독고준이고, 그 후속편 성격을 표방하니 어쩌면 삼중으로 말을 건네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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