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갑 두모악 갤러리
Posted 2025. 5. 5.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도에 가면 꼭 가 보고 싶은 데가 있었는데, 한라산도 오름도 바닷가도 아닌 사진가 김영갑 선생(1957-2005)의 작품이 전시된 갤러리였다. 20여년 전 나온 선생의 책 <그 섬에 내가 있었네>를 읽고, 루게릭병으로 투병하면서 중산간 두모악 폐교된 초등학교에 손수 꾸민 갤러리를 진작에 가고 싶었는데, 이제야 겨우 찾게 되었다.

이십대 중반부터 제주의 풍광에 빠져 아예 내려와서 궁핍과 몰이해와 싸우고 끼니 걱정 필름 걱정에, 말년엔 병으로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면서도 선생은 멋진 사진과 갤러리를 남겼다. 선생이 활동하던 시기는 디지털 카메라 시대가 아니어서 파노라마 사진(6X17)을 찍기 위해 무거운 카메라 장비를 들고 다녀야 했고, 열악한 거처에선 비싼 필름과 인화지를 습기와 곰팡이로부터 지켜야 했다.

선생은 제주 사람이 아니면서도 누구보다도 그 섬의 아름다운 풍광을 있는 그대로 남기려 애썼는데, 갤러리엔 선생의 작품 전용 전시관이 따로 마련돼 있고, 제주 사진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도 있다. 갤러리 이름 그대로 모든 공간을 선생의 작품만으로 채워도 모자랄 텐데,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몰라도 조금 아쉬운 대목이다. 나보다 겨우 두 살 위니 살아 계셨다면 제대로 각광을 받고 대가가 되셨을 텐데, 너무 일찍 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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