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에서 한 방
Posted 2012. 7. 7.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OSTA USA
책소개를 할 때마다 주요 저자들을 알려주려 15명 정도의 이름을 하나씩 튀어나오게 해서 한 장에 가득차게 만드는 프리젠테이션을 하곤 하는데, 이럴 때 관심 있는 친구들은 대개 적느라고 바빠한다. 내 이를 불쌍히 여겨 두 가지 팁을 주노라.
첫째는 PPT 파일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겐 USB에 카피해 주거나 이메일로 보내 준다고 하면 금세들 표정이 밝아진다. 조금 수고해서 만들었지만, 어차피 나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다는 생각에 기꺼이 카피 레프트(Copy Left).
둘째는 전부터 생각만 하다가 이번 코스타에서 처음 시도해 본 것으로, 저자들 이름이 한 장에 다 나오게 한 다음에, 잠시 설명을 멈추고선, 휴대폰들을 꺼내게 하는 것이다. 자뭇 진지하게 책 소개를 하다가 휴대폰을 꺼내라니, 어리둥절 의아해들 하면서 옆 사람을 살펴보지만 이내 강사의 뜻밖의 장난끼에 장내는 행복한 웃음과 함께 잠시 시끌벅쩍 발랄한 환호성이 터진다.
진지하기만 해선 이네들과 제대로 소통할 수 없다. 때론 망가져 주거나 전혀 예기치 못한 의외의 한 방을 살짝 숨겨놨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카드를 꺼내 긴장과 경계의 벽을 무너뜨리는 전복. 그 다음 이야기에 기꺼이 그리고 흔쾌히 귀를 기울이도록 만들 수 있다면, 해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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