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소리길 2코스는 비추
Posted 2013. 6. 3.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하루이틀 여행
딱 한 달 전, 5월 1일 노동절에 양평 물소리길 1코스(5/8/13)를 걸었는데, 6월을 여는 날이 마침 토요일이어서 양평 물소리길 2코스를 다녀왔다. 양평 청계산 갈 때 여러 번 와 봤던 국수역 주차장(무료)에 차를 대고 안내 표식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지하철로는 국수-아신-오빈-양평역에 이르는, 10분 남짓하지만, 도보로는 4시간 정도 걸리는 16.4km 길이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지 않은 여름 초입의 토요일인데도 여전히(?) 이 길을 걷는 이들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일 듯 싶은데, 걸어보니 별 특징이 없는 게 1코스만 못했다. 길이란 게 코스마다 자기만의 독특한 풍경이며 이런저런 매력이 있어야 멀리서도 찾아와 걷는 법인데, 2코스는 전반적으로 그리 매력적인 게 없었다.
1코스에 비해 헷갈리는 지점이 많아 기본적으로 두세 지점에선 헛걸음을 해야 했는데, 아마도 한다고 했어도 이 길을 처음 찾아오는 보행객 눈높이를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일 게다. 아신역 부근에서 만난 60대 초반의 부부는 지난주에도 왔다가 제대로 길을 찾지 못해 완주하지 못했다는데, 이후 서로 헤매면서 두어 번 만났는데 이번엔 제대로 완주했을까 모르겠다.
1코스와 마찬가지로 편한 트레킹화와 두꺼운 양말을 신었는데도 두 시간 정도 지나면서는 발바닥이 슬슬 피곤해지는 건 농촌이지만 대체로 아스팔트 길이 많은 이 길의 태생적 한계일 것이다. 이런 거야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지만, 코스 전반적으로 특별한 볼거리가 부족해 지루하고 심심한 길이었다.
다 걸은 다음에 나처럼 출발한 국수역으로 돌아오거나, 서울로 오려면 어찌해야 하는지가 이 길을 찾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궁금해 할 사항일 텐데도 물소리길 홈페이지에 나오는 지도는 시원한 답을 주지 않는 것도 답답했다. 실제로 걸어보니 2코스 종착점인 양평전통시장 바로 옆에 양평역이 있는데, 지도는 이 쉬운 걸 표시해 놓지 않아 괜한 걱정을 하게 만든다. 국수역에서 출발해 양평역에서 끝난다는 간단한 정보만 남겨 놓았어도 됐을 텐데.
중간에 나즈막한 산길을 하나 지나고, 후반부엔 강변을 따라 달리는 자전거길을 걷고, 피날레를 앞두고는 천주교 양근성지를 둘러보면서 지친 심신을 회복할 수 있고, 3일과 8일에 열리는 양평5일장에 맞춰 오면 시장 구경하는 재미를 맛볼 수 있겠지만, 일부러 시간내서 걸을만한 묘미나 매력을 지니지 못한 길이었다. 시간 많은 분들, 1코스에 이어 2코스도 궁금한 분들이라면 걸을만은 하겠다. 물론 다 걸으면 1.5kg는 살이 빠질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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