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절미 바위, 따개비 바위
Posted 2013. 9. 1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크고 작은 바위와 봉우리들이 많은데, 등산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바위 가운데 격자 무늬
또는 갑옷 무늬를 한 것들이 있었다. 다락능선으로 해서 포대정상 가는 길 대피소 계곡엔
마치 오래된 비문이 새겨진 바위를 탁본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큰 바위가 서 있었다.
얼핏 보면 누가 날카로운 못으로 일부러 격자 무늬를 낸 것처럼도 보이는데, 안내판을 보니
암석의 표면이 양파 껍질처럼 벗겨 나가는 박리 작용에 의한 풍화(風化)로 이런 모양이 된
인절미 바위다. 등산객들의 시장끼를 달래 주는 바위인가 본데, 조금 남겨 두어야지, 다 먹어
치우면 세월이 한참 흘러 이 산에 오는 이들은 반만 남은 인절미판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한쪽에 서 있었다. 처음엔 갑못 입은 바위처럼도 보였는데, 얼핏 보면 멋드러진 산수화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돌을 잘 다루는 석공이나 장인이 해전(海戰)을 묘사한 것처럼도 보였다.
인절미 바위에 비해 풍화가 더 진행된 듯 표면이 부숴지고 깎여나간 곳이 많았다.
온전한 모양을 간직하고 있고, 오른쪽 큰 바위는 상당히 많이 풍화된 듯 듬성듬성 남아 있는데도
여전히 멋지다. 모름지기 온전한 형상을 하고 있는 바위도 근사하지만, 이렇게 낡고 으스러지고
부서지고 훼손된 흔적이 남아 있는 게 연륜을 상징하는 멋이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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