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People 3 - 졸음은 아무도 못 말려
Posted 2013. 7. 12.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Oisii Japan도쿄를 찾았던 7월 첫 주는 한여름이 막 시작되고 있었다, 참치 스시로 유명한 쯔키치 시장엔 스시집 말고도 다양한 수산물을 파는 상점들이 몰려 있었는데, 노년기에 접어든 건어물 상인 두 분이 새벽부터 곤하게 일했는지 밀려드는 아침의 졸음을 참지 못하고 팔짱을 낀 채로 고개를 숙이고 벽에 기대서 단잠, 아니 꿀잠을 청하고 있었다.
저리 곤히 주무시다가 손님은 어떻게 맞고, 장사는 어찌 하나 걱정도 됐지만, 걱정 붙들어 매시라. 수십 년 몸에 밴 시장 상인, 장사치 특유의 감각으로 너끈히 해낼 것이다. 왜 우리도 출근길이나 등교길에 버스나 지하철에서 머리를 내려꽂으면서 정신없이 꾸벅거리며 졸다가도 내릴 때가 되면 마치 속으로 세고 있기라도 했던 것처럼 불현듯 눈을 떠 후다다닥 내린 적이 다들 몇 번쯤은 있지 않았는가.^^
현장에선 몰랐는데, 사진을 확대해 들여다 보니 달력 옆에 쯔키치시장 이전을 반대하고 현 위치에 둬야 한다는 시장 상인들의 구호가 인쇄돼 붙어 있다. 장사 걱정 말고도 이들을 짓누르는 현실의 무게가 또 하나 있나 보다. 이래저래 몸도 마음도 곤핍해질 땐 이런 새우잠이 약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란닝구에 수건 걸친 아저씨 파이팅!
모자가 함께 꾸려가는 듯한 또 다른 점포에선 노모는 멀쩡한데 거꾸로 아들이 졸음을 못 이기고선 포갠 궤짝에 앉아 조수(朝睡) 삼매경에 들어갔다. 아무래도 어젯 밤 너무 많이 먹었나 보다.^^ 이이의 신체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머리보다 배는 커 보이는 남산만한 배다. 결혼은 했을까? 아직 미혼이라면, 장사보다 더 큰 노모의 걱정일 것이다.
장면을 바꿔 동경도서전이 열리는 오다이바로 가는 무인 트램 유리카모메를 처음 타 본 우리 - 나만 두 번째 - 는 차창밖으로 펼쳐지는 바다며 다리 풍경에 신기해 했지만, 매일 또는 자주 오가는 도쿄 사람들에겐 그리 특별할 게 없는, 그저 부족한 잠을 채우는 달콤한 시간이었다. 스모 선수풍의 거구(巨軀)를 주체하지 못해 사진도 약간 기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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